돌아온 ‘스마트 머니’눈이 달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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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코스피가 1500선 중반까지 급락하자 저가 매수를 노린 자금이 속속 국내 주식형 펀드로 유입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자금의 대부분은 환매수수료가 없거나 수수료 부담이 적은 펀드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펀드 설정액이 늘어난 상위 15개 펀드 중 9개에 환매수수료가 없었다. 3개는 환매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펀드(30일 미만 환매 시 이익금의 10%, 90일 미만 환매 시 이익금의 30%)였다. 미국과 중국의 긴축, 남유럽의 재정적자 등 글로벌 악재로 인한 주식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부담 없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펀드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신규 유입 자금은 단기 차액을 노리는 ‘스마트 머니’의 성격도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IBK투자증권 김순영 연구원은 “최근 펀드 시장에 들어오는 자금은 단기 매매 성격이 강하다”며 “주가가 떨어지면 추가 매수에 나서다가도 원하는 수익에 도달하면 미련 없이 떠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주식형 펀드에 유입된 자금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성장형과 인덱스 펀드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4~10일 국내 펀드에 들어온 3072억원 중 성장형에 1551억원, 인덱스 펀드에 1137억원이 들어왔다. 현대증권 오온수 연구원은 “설정 규모를 고려한다면 인덱스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가장 활발했다”며 “지수가 조정을 보이면서 상승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투자펀드의 경우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소비재에 집중 투자하는 컨슈머 펀드에 소폭의 자금 유입세가 나타났고, 원자재 펀드인 블랙록자산운용의 ‘블랙록월드광업주’ 등도 설정액이 늘어났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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