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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대체로 흐림…반도체만 맑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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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기대에 못 미쳤던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정보기술(IT) 업종의 실적 전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최근 외국인들의 소나기식 주식처분도 IT실적 부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IT 불황이 휴대전화와 LCD 등을 중심으로 4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선전할 것이란 예상이다.

하나증권 도철환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IT 재고와 가동률 등 선행지표들을 볼 때 2분기 이후 국내 IT 경기는 하락하고 있으며, 경기 부진은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도체=대우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발표 뒤 "이익구조로 볼 때 삼성전자는 다시 반도체 회사가 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반도체에서 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향후 삼성전자의 실적도 결국 반도체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대우증권은 "D램 수요는 저점을 지나 반등하고 있으며 낸드 방식의 플래시 메모리는 가격이 많이 떨어진 데다 주력 제품의 교체에 따른 수요 확대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대증권 김장렬 전자.반도체팀장은 "인텔 실적 등을 볼 때 매출 증가율이나 마진 회복이 더딘 만큼 반도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필요는 있지만 너무 비관할 필요도 없다"며 "D램업체들의 실적이 지난해보다는 못하지만 일정 수준의 증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LCD=3분기와 같은 가격급락은 없겠지만 당분간 공급과잉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증권 김동원 애널리스트는 "현 시점은 최악의 국면으로 들어서는 초기 단계에 불과하며, 10월의 패널 가격이 한국과 대만업체의 제조원가에 근접하거나 밑도는 수준인 만큼 4분기 실적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LG필립스LCD를 비롯해 일본의 샤프, 대만의 AU옵트로닉스.한스타 등 세계 LCD 제조업체들은 본격적으로 5세대 및 6세대 라인을 가동하고 있어 LCD 공급과잉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SK증권 이성준 애널리스트는 "LCD패널 가격이 연말까지 5~10%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휴대전화=한화증권은 "최근 발표된 노키아의 3분기 실적을 보면 이익률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하락폭이 둔화됐다"며 "수익성 악화에 대한 부정적인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메리츠증권은 "현재 시장흐름으로 볼 때 4분기 휴대전화 시장은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수출의 37%를 차지하는 북미 시장이 정체상태인 데다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저가시장이 커지고 있고, 유럽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은 "4분기에는 해외 경쟁업체들이 국내 휴대전화 업체보다 더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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