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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키워드로 본 사회 신풍속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경제난 속 한탕 부채질

◇ 카지노〓시커먼 탄가루만 날리던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폐광지역에 지난 10월 문을 연 내국인 전용 카지노 '강원랜드' .

죽어가는 탄광지역을 살린다는 취지로 들어선 이 카지노는 그러나 때마침 드리워진 경기 침체로 신음하는 우리 사회에 한탕주의를 확산시켰다.

개장 직후부터 '잭폿(Jackpot)' 으로 인생을 바꿔보려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었다. 하루 평균 방문객은 4천명선. 카지노 주변에 들어선 전당포.고리대금업체 등은 덩달아 호황을 맞았다.

하지만 슬롯머신에서 잭폿이 터질 확률은 37만분의1. 첨단기술로 무장한 기계, 숙련된 딜러와의 냉혹한 확률 게임에서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돈을 잃고 있다. 한탕주의는 경마.경륜.인터넷 복권 등으로 확산됐다.

***팬 클럽 등 신드롬 확산

◇ 김정일 쇼크〓 "김정일 국방위원장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을 영접하기 위해 북한 金위원장이 직접 나왔습니다."

지난 6월 13일 오전 10시33분 평양 순안공항. 金위원장은 이렇게 상기된 아나운서의 소개와 함께 전세계에 공식 데뷔했다.

"조용필은 왜 요즘 TV에 나오지 않느냐" 는 등의 거침없는 언행은 '은둔과 독재의 상징' 으로 그를 인식해온 우리 국민에게 메가톤급 충격과 혼란을 던졌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金위원장이 '만나고 싶은 인물 1위' 로 뽑혔다. 네티즌 사이에서도 김정일 팬 클럽이 생겨날 정도로 김정일 신드롬이 확산됐다.

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신드롬은 일시적 충격이고 내년 金위원장의 답방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정상적인 시각 교정이 일어날 것" 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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