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업그레이드 서울 중간결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세계 도시중 다섯번째로 많은 사람이 사는 서울. 정도 6백년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그동안 기능과 미관을 생각하지 않고 덩치만 키운 결과 시민들이나 방문객 모두 맛과 멋을 느낄 수 없는 도시로 변모해 버렸다.

지난 8월 10일부터 연재한 '업그레이드 서울' 시리즈는 이처럼 못난 서울의 모습을 뜯어 고치자는 취지로 현장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선진국 사례를 통해 대책을 제시해 왔다.

한 해를 보내며 그같은 문제점들이 어떻게 개선되고 있는지를 중간 점검한다.

◇ 낡고 지저분한 가판대〓프랑스 파리.스페인 마드리드 등 외국의 가판대가 뛰어난 조형미를 자랑하는 데 비해 서울에서는 흉물처럼 방치돼 개선이 시급했다.

시는 '뒤주' 모양을 본뜬 표준 모델을 개발, 지난 10월 가판대 밀집 지역을 위주로 교체 작업을 벌였다. 그 결과 서울 종로.중구 등 8개 구의 2백28개 가판대가 깔끔한 모습으로 변했다.

보행에 지장을 주는 상품 외부 진열 등을 단속하기 위해서는 지난달 초 전담반을 편성, 내년 1월 20일까지 집중 정비를 펼치고 있다. 나머지 가판대에 대한 교체 작업은 내년 초 시작된다.

◇ 도시미관 해치는 간판.불법 부착물〓서울 거리를 총천연색으로 뒤덮은 간판은 가장 해결하기 힘든 골치거리.

시는 25개 구별로 시범거리를 정하는 등 정비를 강화했다. 지난 10월 불법 광고물 과태료를 50만원에서 3백만원으로, 벌금을 5백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올리는 법률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지난 5일에는 국회의원 27명이 철거 이행 담보수단 확보 등 불법 간판에 대응하는 관련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거리 시설물에 덕지덕지 나붙은 불법 부착물을 줄이기 위해 성북.관악구는 부착 방지판을 설치했고 영등포.종로.서초구는 벽보제거 전문 장비를 구입했다.

시는 이달 한달 동안을 불법 벽보.전단 집중 정비 기간으로 정해 단속을 펼치고 있다.

◇ 보기 흉한 공사장 울타리〓시리즈에서 지적된 강남 일대 공사장 울타리는 보도에 나뒹굴던 자재가 치워지고 지저분한 울타리가 철거되는 등 즉각 시정이 이뤄졌다. 또 기존 울타리에 보기 좋은 그림을 그려넣는 업체도 생겨났다.

보행에 불편을 주는 공사장 관리를 엄격하게 하기 위해 시는 지난 15일부터 공사장 합동점검반을 편성, 1년간 운영에 들어갔다.

공사예고표지판 미비, 울타리 관리 부실, 보도 무단점용 등을 중점 적발해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 헛갈리는 도로표지판〓공사가 끝난 뒤에도 출입금지(X) 표시를 남겨두거나 가로수 등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것으로 지적된 도로표지판은 새로 정비 중에 있다.

시가 추진중인 개선방안에 따르면 89개에 달하던 도로 번호 분류 체계를 15개로 간소화하고 남북축에는 홀수번호, 동서축에는 짝수번호를 부여해 기억하기 쉽도록 바꾼다.

변경된 도로 번호가 각종 지도에 반영되면 길찾기가 한결 수월해 질 전망이다.

특히 막연하게 방향만을 가리키던 기존 지명도 시민들이 잘 아는 지하철역명 등으로 대체된다.

시는 또 청색.녹색으로 혼용되던 도로표지 바탕색을 녹색으로 통일하고 외국인을 위한 표지엔 한자를 병기키로 했다.

전담반을 편성해 신호등이나 가로수 등에 가려 잘 안 보이는 곳은 위치를 조정하거나 주변을 정비하고 있다.

◇ 재래시장.소규모 식당 화장실〓상대적으로 열악한 소규모 식당의 화장실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시는 인사동 소규모 음식점을 기준으로 개선 모델을 연말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또 음식점 화장실을 개보수할때 시에서 연리 2%정도의 자금을 융자해 주기도 한다.

지난달엔 재래시장 화장실 실태 점검을 벌였고 각 자치구가 대책 마련에도 나섰다.

또 지난달 말 화장실개방에 대한 조례가 공포돼 내년부터는 건물이나 점포주가 화장실을 외부에 적극 개방할 경우 시가 매달 일정 금액을 지원한다.

김성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