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장이 샌다? 만병의 근원, 장누수증후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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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교수

인체는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유해균들은 호시탐탐 우리 몸에 침입하려 하고, 우리 몸은 환경오염물질 등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피부는 이러한 유해 환경으로 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우리의 생존을 위한 가장 중요한 방어기전 중의 하나이다. 피부상피세포는 이 보호기능을 위하여 마치 모래주머니를 쌓아놓은 형태를 하고 있다. 겹겹이 쌓여있는 상피세포들은 유해물질의 침입을 효율적으로 차단하여 준다.

소화기관을 덮고 있는 장상피세포들도 피부와 마찬가지로 보호기능을 담당한다. 얼핏 생각하면 장은 우리 몸 안에 있기는 하지만 구강을 통하여 들어오는 모든 물질이 직접 접촉하는 곳으로, 장은 외부자극을 끊임없이 받는 장소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장상피세포들은 ‘보호기능’과 함께 영양분의 ‘흡수기능’이라는 두 가지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여야 하는 갈등구조(?)을 가지고 있다.

상피세포가 겹겹히 쌓여있으면 보호막 기능은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겠지만 소화된 영양분을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장 전체는 한겹의 세포막으로 덮고 있다. 또한 표면적을 넓게하여 음식물의 소화,흡수가 효과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장은 수많은 주름이 잡혀 있다. 이 주름을 다 펼쳐놓으면 그 면적이 테니스코트보다 더 넓다고 한다.

이렇게 넓은 장표면을 현미경이 있어야만 볼 수 있는 한층의 상피세포들이 덮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아래의 그림에서 보여지듯 세포 간의 간격이 얼마나 조밀한가가 유해물질의 침투를 막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 간격이 조금만 느슨해지더라도 테니스코트만한 넓은 면적이 영향을 받게 되니 그 파급효과는 매우 심각하다.

상피세포가 손상을 받거나 세포와 세포 사이가 느슨해지면 유해물질이나 알러지를 일으키는 항원이 이틈을 통해 인체내로 들어오게 된다. 이렇게 장벽막의 세포들 간의 틈이 느슨해져서 발생되는 문제를 장누수증후군(Leaky Gut Syndrome)이라고 부른다. 몸에 들어간 유해물질이나 항원들은 염증반응을 일으키게 되고, 이 면역반응은 장벽막의 기능을 더욱 감소시켜 더 많은 유해물질이 인체내에 무차별적으로 들어오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장내에 유익균들이 얼마나 많이 살고있는가가 장벽막의 튼튼한 정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유익균들이 장벽막을 강화시켜주는 기능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유익균들은 상피세포들 간에 간격이 느슨해 지지 않도록 도와 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유익균들은 보호막을 형성하는 물질인 뮤신(mucin)의 형성을 증가시켜 주는 기능을 한다. 뮤신은 젤같은 점성을 가지고 있고 장벽에 코팅막과 같은 기능을 하여 소화효소나 산으로 부터 상피세포가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장누수증후군은 알레르기나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과 같은 염증성대장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염증성대장질환의 환자들의 대변을 검사하면 유익균의 수가 감소되어있고 유해균의 수가 상대적으로 증가되어있음이 밝혀진바 있다. 좋은 프로바이오틱스의 섭취가 장벽막 강화와 뮤신형성을 통해 장 건강을 증가시킬 수 있음이 과학적으로 잘 증명되어 있다.

김석진 교수

미국 인디애나대학 교수로 인류와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다. 최근 자연과 사람을 생각하는 기업 ㈜나무·물·산(www.vsl3.co.kr)의 대표를 맡아 바른 식생활과 유익한 균 섭취의 중요성을 알리는 칼럼 게재와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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