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돌아온 레안드로 블로킹 막혀 ‘헉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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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레안드로(왼쪽)가 현대캐피탈 하경민-박철우의 수비벽을 피해 강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인천=이영목 기자]

레안드로(27·대한항공) 영입 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은 15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에서 대한항공을 3-1로 물리치고 3연승을 달렸다. 18승7패를 기록한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과 동률을 이뤘으나 점수득실률에서 앞서며 2위로 올라섰다. 대한항공은 연승 행진을 ‘10’에서 마감했다.

현대캐피탈은 주포 박철우가 20점을 책임진 가운데 센터 하경민(13점)이 블로킹 3개를 잡아내며 뒤를 받쳤다. 반면 대한항공의 새 외국인선수 레안드로는 30점을 올렸으나 저조한 공격성공률(48%)로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세 시즌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레안드로는 기대와 동시에 우려를 낳았다.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대행은 올스타 휴식기였던 지난 5일 기존의 외국인선수였던 밀류셰프를 내보내고 레안드로를 전격 영입했다. 레안드로는 2006~2007시즌 삼성화재에서 정규시즌 득점왕(717점)과 MVP를 차지하며 기량을 입증받았다. 이후 일본 프로배구 도레이로 건너가 또다시 득점왕을 차지하며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브라질 1부리그에서 뛰던 레안드로를 지난달 테스트한 뒤 고심 끝에 불러들였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신 감독대행은 레안드로를 1세트부터 투입했다. 초반에는 10점을 몰아쳤다. 하지만 2세트부터 체력적인 문제점을 드러내며 상대 블로킹 벽에 번번이 걸리고 말았다. 하지만 신 감독대행은 경기 후 “레안드로가 범실을 줄인다면 더 나은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며 여전히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레안드로는 9개의 범실을 저질렀다.

레안드로를 위축시킨 데는 현대캐피탈 하경민의 역할이 컸다. 특히 승부처인 3세트 21-20으로 앞선 상황에서 레안드로의 강스파이크를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자신감에 찬 하경민은 이날 블로킹 득점 3개(유효 블로킹 6개)를 포함해 13점을 올리며 제 역할을 다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3세트 11-12로 뒤진 상황에서 레프트 강동진이 착지하던 도중 오른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당하며 내리막 곡선을 그었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경기 후 “보름가량 휴식을 취하며 선수들의 의욕이 되살아났다. 레안드로를 블로킹으로 잡아낸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부진을 면치 못하는 외국인 선수 매튜 앤더슨에 대해 김 감독은 “올 시즌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조만간 교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글=인천=오명철 기자
사진=인천=이영목 기자

◆전적(15일)

▶남자부

현대캐피탈(18승7패) 3-1 대한항공(18승7패)

▶여자부

현대건설(17승2패) 3-0 흥국생명(6승14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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