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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폭탄 돌리기' 판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침체장 속에서 '묻지마 투자' 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근거없는 재료에 휩싸여 연일 상한가 행진을 벌이는가 하면 주가가 보통주의 60배를 웃도는 우선주가 출현할 정도다.

이들 종목은 데이 트레이더들이 단기 차익을 노리고 매매하는 것들이 많아 마지막에 산 투자자는 엄청난 손실을 떠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0일 주식시장에서 '보물선' 을 재료로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동아건설이 10일째 가격 제한폭까지 올랐다.

지난 7일 주가가 보합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 5일 이후 12일째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동아건설의 주가는 이달 들어 5배 이상 오른 1천6백30원에 달한다.

이같은 주가 급등은 동아건설이 1905년 50조~1백50조원 상당의 보물을 운반하다 침몰한 러시아 수송함 돈스코이호 선체를 울릉도 근해에서 발견했다는 소문이 부추겼다.

그러나 해양수산부는 지난 18일 "울릉도 근처에서 발견된 금속성 대형 이상체의 징후는 돈스코이호인지는 물론 선박인지 여부조차도 확인되지 않았다" 고 밝혔다.

20일 상한가를 기록한 대창공업 우선주의 경우 10주 거래된 채 22만4천5백원으로 마감했다.

대창공업 보통주가 이날 50원 하락한 3천5백10원에 머물렀던 것을 고려하면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무려 64배나 비싼 것이다.

쌍용제지 2우선주(B)의 경우 이날 2만5천여주나 거래되며 가격 제한폭까지 올라 8천3백10원을 기록했는데 보통주는 8백35원에 그쳐 우선주 주가가 10배 가량 비싸다.

5만주 가까이 거래되며 상한가를 기록한 남한제지 우선주도 보통주보다 40% 가량 값이 높다.

동양증권 진홍서 서서울지점장은 "최근 증시 침체로 고객들이 거래를 줄이며 전체 주식거래량의 50~60%가 증권사 영업직원들의 자기매매일 것" 이라며 "이들은 수수료 수입을 높이기 위해 매매를 해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주가 탄력성이 높은 종목을 매매하다 보니 '묻지마 투자' 행태를 보이는 것" 이라고 말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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