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계수조정 시작…청탁 줄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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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새해 예산안에 대한 국회의 손질(계수조정)이 18일 시작됐다. 예결위 예산조정소위 회의실에서 여야 위원 13명은 전윤철(田允喆)기획예산처장관을 불러놓고 이리저리 따졌다.

▶이재창(李在昌.한나라당)의원〓게임산업 예산이 왜 산업자원부와 문화관광부 두 군데에 잡혀있나.

▶전윤철 장관〓국회 산자위와 문광위에서 1백억원과 70억원씩 따로 계상했다. 우리도 이상하고 답답하다.

위원들에겐 동료 의원들의 예산 배정 청탁도 줄을 이었다.

민주당 정세균(丁世均)간사에겐 해군참모총장 출신인 같은 당 유삼남(柳三男)의원이 "지난 3년간 동결된 해군 함정 출동가산금을 증액해달라" 는 쪽지를 보냈다.

같은 당 김덕규(金德圭)의원은 건네받은 노란 봉투에 '총무실' 이라고 쓴 뒤 책상 밑에 내려놓았다. 이미 10여개의 봉투가 쌓여 있었다.

한나라당 나오연(羅午淵).박종근(朴鍾根).이재창 의원에게도 메모가 전달됐다. 자민련 정우택(鄭宇澤)의원에게는 오장섭(吳長燮)사무총장이 들러 귀엣말을 나눴다.

당 또는 지역구 현안이 나올 때마다 의원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부산 출신 정형근(鄭亨根.한나라당)의원은 "부산 아시안 게임에 50억원을 증액 지원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정우택 의원은 "한.일협력위원회 사업비는 3분의 1(1억원 삭감)로 줄었는데 한.중 친선협회와 세계상공인연합회는 5천만원씩 늘었다.

실세 회장(한나라당 金德龍.徐淸源의원)때문 아니냐" 고 따지기도 했다. 한편 장세환(張世煥)전북부지사는 예결위원이 아닌 민주당 정동영(鄭東泳)최고위원과 정균환(鄭均桓) 총무를 찾아 "새만금 사업이 계속되도록 해달라" 고 부탁했다. 이런 과정을 거친 예산안은 20일 본회의에서 처리된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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