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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연예인 친구들과 관저서 생일파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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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생일 하루 전인 10일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하토야마는 이날 총리실 출입기자들이 마련한 생일파티에 참석했다. [지지통신 제공]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가 11일 63세 생일을 맞아 총리 관저에서 연예인 친구들과 조촐한 파티를 열었다. 11일은 일본의 건국 기념일로, 국회가 열리지 않아 부인 미유키(幸)여사가 친한 친구들을 점심에 초대했다는 후문이다. 요미우리(讀賣)신문 등에 따르면 참석자는 와다 아키코(和田アキ子·59·가수)와 하시 유키오(橋幸夫·67·가수)·우쓰미 미도리(うつみ宮土理·67·탤런트) 등 연예계 거물급 인사들이다. 평소 총리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로, 하시는 지난해 11월에도 관저를 방문해 총리를 만난 적이 있다. 비공개로 이뤄진 이날 모임은 2시간 반 남짓 이어졌다. 연예계 마당발이자 대모 격인 와다는 재일동포 2세로, 윤손하·조혜련 등 한국 연예인들의 일본 진출을 돕고 있다. 독설적인 화법으로 20년 이상 장수 토크 프로그램 ‘앗코에게 맡겨줘!’를 진행하고 있다. 우쓰미 미도리는 미유키 여사처럼 열혈 한류 팬이다. 2007년엔 석 달간 경희대에서 어학연수를 했고, 그해 한국 식문화 홍보대사를 맡기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자신과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郎) 민주당 간사장의 정치자금을 둘러싼 검찰 조사와 이시카와 도모히로(石川知裕) 중의원 의원의 탈당 등 악재로 내각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모처럼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사적인 모임이지만 총리가 연예인들과 생일 파티를 하는 것은 일본에서도 극히 드문 일이다. ‘화성인’이라는 별명의 하토야마 총리는 젊은 시절 음반을 취입하는 등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미유키 여사도 여성 가극단 ‘다카라즈카(寶塚) 배우 출신으로, 연예인들과도 격의 없이 교류하는 스타일이다. 역대 조용한 퍼스트레이디와 달리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한류 스타들도 적극적으로 만난다.

하토야마 총리는 앞서 10일 총리실 출입 기자들이 마련한 생일 파티에서 “국민 여러분이 행복해지는 것이 가장 큰 생일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 매년 생일 소망이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때가 더 편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금의 심경을 밝혔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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