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단지 건설 조건 돔야구장 건설에 장애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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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구 돔야구장 건설사업을 제안한 ㈜포스코건설이 대규모 아파트단지 건립을 조건으로 내걸어 대구시가 고민에 빠졌다.

대구시는 대구스타디움 서쪽 수성구 삼덕·대흥동 일대에 돔야구장(조감도)과 ‘돔시티’(신도시) 조성을 내용으로 하는 포스코건설의 사업제안서를 접수해 검토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제안서에 따르면 이곳 부지 83㎡ 가운데 16만6900㎡에 돔야구장과 매점 등 수익시설을, 나머지 터에는 업무용 빌딩과 호텔· 아파트 등 돔시티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돔야구장은 최고 높이 68m에 2만5000석 규모다. 건설비로 25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코건설은 돔야구장 서쪽 야산을 깎아 4230가구의 15층짜리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는 방식으로 돔야구장의 건설비를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아파트 물량이 너무 많다는 입장이다. 시는 포스코건설과 사전 협의과정에 아파트 물량을 2000가구 미만으로 제한했다. 특히 아파트와 타운하우스(도심형 고급 연립주택)를 함께 지어 쾌적한 신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설명했다. 이곳에 대규모 아파트가 건립되면 앞으로 지어질 새 아파트나 도심 재개발·재건축사업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대구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1만6000여 가구에 이른다.

대구시 정하진 체육진흥과장은 “사업에 차질이 없는 범위에서 아파트 물량 축소 방안을 포스코건설 측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포스코건설 외에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가 있을 경우 추가로 제안서를 받기로 했다. 경쟁을 통해 사업자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올 하반기 사업자를 선정한 뒤 이 일대의 그린벨트 해제 절차를 밟기로 했다. 시는 2014년 돔야구장과 신도시 건설공사를 시작해 2017년 완공할 예정이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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