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을 국가 대표광장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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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광화문광장은 사회 통합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가적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범국가적 행사, 안전하고 평화적인 행사가 열려야 합니다.”(여혜진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박사)

“광장은 문화민주주의의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전시행정을 위해 거대한 예산을 쏟은 이벤트로만 가득 차 있어서는 안 됩니다.”(이원재 문화연대 사무처장)

‘광화문광장의 발전적 운영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대토론회’가 10일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3시간 동안 열렸다. 발제를 맡은 여혜진 박사는 “서울광장은 휴식형, 청계광장은 생태형 광장이라면 광화문 광장은 역사성을 띤 국가 대표 광장으로 차별화된 품격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 트래펄가 광장은 시설물이 전체의 12%를 차지하지만 광화문광장은 30%를 넘는다”며 “보행공간을 확보하고 ‘차 없는 광장’ 행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원재 사무처장은 “광장은 문화민주주의의 공간”이라고 주장했다. 또 “사람이 많이 왔다고 해서 과연 그것이 좋은 행사였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광화문광장을 자유로운 소통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허가제를 신고제로 바꾸고, 시민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문화행사가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 강병근(건축학과) 건국대 교수는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경복궁·숭례문을 거쳐 한강까지 이어지는 국가중심축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를 가로막는 조례는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형준(정치학과) 명지대 교수는 “객관적인 ‘광장문화지수’를 만들어 우리가 얼마만큼 발전하는지를 계속 따지고 토론하자”고 말했다.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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