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반달곰 여섯마리 15일 지리산 방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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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 1일 국내로 반입된 러시아산 야생 반달가슴곰 여섯 마리가 15일 지리산 국립공원에 방사된다. 방사 시기가 당초 예정보다 보름 정도 앞당겨진 것이다.

이들은 지리산의 유명 봉우리와 계곡의 이름을 딴 천왕.제석.만복(이상 수컷).달궁.칠선.화엄(이상 암컷)이라는 이름을 단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4일 "이미 러시아에서 자연에 적응된 데다 겨울잠을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고 판단해 예정보다 빨리 방사하기로 했다"며 "현재 지리산에는 먹이도 풍부한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왕성한 식욕을 가진 이들 곰은 벌써 적응훈련장 울타리를 넘어나가려고 시도하는 등 야생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도 15 ~ 26㎏으로 반입 당시보다 평균 2㎏씩 늘었다.

방사는 15일 오전 9시부터 적응훈련장 문을 열어둠으로써 자연스럽게 서식.활동범위를 넓혀나가도록 하는 방식이며, 필요할 경우 훈련장으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반달가슴곰 팀은 곰의 귀에 소형 전파발신기를 달아 야생 적응 과정을 살필 예정이다.

한상훈 반달곰팀 팀장은 "이들 곰이 사람에게 접근하지 않도록 훈련받았으나 호기심에서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다"며 "귀엽다고 먹이를 주거나 사진 촬영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곰과 마주치더라도 등을 보이고 도망치거나 시선을 피하지 말고 곰의 움직임에 주의하면서 곰으로부터 천천히 멀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들 반달가슴곰의 이름은 인터넷을 통해 지난 12일까지 공모해 최종 결정했으며,'만복'의 경우 과거 지리산에 곰들이 많이 모여 놀던 '만복대'에서 따온 것이다. 환경부는 2008년까지 모두 30마리의 곰을 러시아에서 들여와 지리산에 방사할 계획이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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