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영화] 빈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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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김기덕 주연 : 이승연.재희 장르 : 스릴러
등급 : 15세 이상 홈페이지 : www.binjip.co.kr
20자평 : 내 등 뒤에는 아무도 없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우리 영화계에서 손꼽히는 작가주의 감독의 열한번째 작품. 지난달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여주인공은 이른바 '위안부 누드 파동'을 빚었던 탤런트 이승연이 맡았고 남자 주인공 재희는 이 영화로 대중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영화에서 여주인공의 대사는 단 두마디뿐이다. 남자 주인공의 대사는 없다. 영어 제목은 '3-iron'. 남자 주인공이 주로 휘두르는 골프채에서 따왔다. 감독은 "잘 쓰이지 않지만 파괴력이 있다는 이유에서 3번 아이언을 주요 소품으로 사용했다"고 말한다.

빈 집만 찾아다니며 숙식을 해결하는 남자가 비어있는 줄 알고 들어간 집에서 남편의 상습 구타로 숨 죽이고 사는 여인을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여인은 남자를 따라나서지만 곧 남편에게 붙잡혀가고 남자는 감옥에 갇힌다. 남자는 그곳에서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기술을 익혀 다시 여인의 집으로 돌아 온다. '유령 기술' 덕에 한 집에 살아도 남편 눈에는 띄지 않아 두 주인공은 서로를 보며 사랑을 표현한다.

평론가들 의견은 "전작에 비해 감독의 독특한 색채가 덜 보여 실망스럽다""김기덕 영화 중 최고" 등으로 엇갈린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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