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호 선원 아들상봉에 납북가족 반응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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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축하할 일이지만 더 이상 납북자를 이산가족 범주에 포함시켜서는 안됩니다."

지난 2일 북한에서 동진호 갑판장인 강희근씨와 남측 어머니가 만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납북자 가족들은 이렇게 반응했다.

동진호 선장 김순근(59)씨의 부인 이수엽(53)씨는 "납북자 가족들이 만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며 "언젠가는 남편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 고 기뻐했다.

하지만 1972년 납북된 이홍섭(63)씨의 아들 재호(宰昊)씨는 "정부가 엄연히 납치된 우리 국민에 대해 당당히 송환을 요구하지 못하고 물밑 접촉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단에 포함시켜 만나게 한 것은 잘못이라며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 같다" 고 말했다.

동진호 어로장 최종석(崔宗錫.55)씨의 딸 최우영(崔祐英)씨는 "정부가 납북자들의 즉각적인 송환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이산가족 상봉 방식으로 납북자 문제 해결을 도모해선 안된다" 고 밝혔다.

납북가족모임도 "정부가 납북자 문제를 미온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면서 오는 8일 서울 정부 중앙청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어 정부에 성의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하재식.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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