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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광토건 이희헌 사장 수백억 횡령혐의 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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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는 중견 건설업체인 남광토건 이희헌(45)사장이 수백억원대의 회사 공금을 횡령한 혐의를 잡고 14일께 특경가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13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 12일 이 사장을 체포해 정확한 횡령 액수 등을 밝히기 위해 이틀째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또 13일 서울 역삼동 남광토건 본사와 이 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부동산 개발 컨설팅 업체인 골든에셋플래닝 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에 따르면 이 사장은 남광토건의 하도급 업체나 시행사 등에 토지 매입자금을 지원하는 것처럼 회사 자금을 인출하는 수법으로 수백억원대의 공금을 횡령했다는 것이다.

남광토건은 최근 이 사장의 횡령설에 대한 금감원의 공시 요구에 "이 사장이 영업보증금 445억원을 유용한 혐의에 대해 내부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었다. 검찰은 이 사장이 지난해 7월 골든에셋플래닝 명의로 남광토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도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는 이 사장 개인 비리 혐의에 한정해 이뤄지고 있으며, 회사 전체에 대한 수사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압수수색도 이 사장의 횡령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실시됐다"고 말했다. 남광토건은 1970년대 중동지역에 진출해 사세를 키웠으며 86년 쌍용그룹에 흡수됐다. 그러나 외환위기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대상 업체로 지정됐다가 지난해 4월 졸업했다. 지난해 말 매출액 3714억원을 기록해 도급 순위 40위권에 들었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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