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도로안내판 없어 대학 못찾겠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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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충남 천안.아산지역 일부대학들은 입시철이 다가오자 지난해처럼 원서접수 및 시험을 치르러 왔다 길을 잃은 수험생과 학부모의 원성을 들을까 걱정이 태산같다.

경부고속도로 천안 톨게이트 앞 도로표지판에만 대학 행선표시가 돼 있을뿐 학교까지 아무런 표지판이 없어 길을 헤매기 일쑤이기 때문.

나사렛대 양현홍 홍보과장은 "2001학년도 신입생은 전학년도보다 2배 가까운 1천2백여명을 선발해 학부모 등 8천명이상이 학교를 찾을 것" 이라며 "지난해의 경우 학교위치를 묻는 전화가 빗발쳤다" 고 말했다.

지난해 길을 잘못 들은 차량들이 급히 차를 돌리다 사고를 일으키는가 하면 길을 묻는 차량들로 교통체증을 빚기도 했다.

천안.아산일대는 단국대.호서대.선문대.순천향대.나사렛대.천안대.한국기술교육대.상명대.연암축산대.남서울대.천안공업대.천안외국어대 등 12개 대학이 밀집한 지역.

이중 천안 톨게이트와 가까운 4~5개 대학을 제외하면 대다수가 서너차례 이상 안내표지판도 없이 좌우회전을 해야 하는 등 길을 잃기 일쑤.

이 때문에 입시철마다 곤욕을 치뤄왔던 천안의 나사렛대와 아산의 선문.호서.순천향대 등 같은 방면에 있는 4개 대학은 지난 7월부터 천안시에 "시내 도로표지판에 대학명을 추가로 표기해 주던가 아니면 공동 사설표지판을 주요 길목 3곳에 세울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 는 건의문을 줄기차게 내고 있다.

그러나 천안시는 "기존 도로표지판에 추가로 표기할 공간이 없다" (도로과) "사설 표지판을 신청하는 곳이 많아 형평성 문제로 대학만 설치해주기 어렵다" (건설행정과)며 번번이 거절했다.

2001학년도 대학원서접수는 특차모집은 다음달 13일부터, 정시모집은 27일부터 시작된다.

천안=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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