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인공섬 오늘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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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5일 한강 동작대교 남단 둔치에서 인공섬 플로팅 아일랜드 3개 섬 중 하나인 ‘비바(Viva)섬’의 마무리 골조공사가 한창이다. 서울시는 ‘비바섬’을 6일 강물에 띄운 뒤 나머지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종근 기자]


5일 오후 3시 서울 한강 동작대교 남단 둔치. 인부 20여 명이 높이 25m의 철골 구조물 밑에 설치된 에어백에 공기를 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강 옆에서는 포클레인을 실은 바지선 한 대가 느린 속도로 움직인다. 배 위의 포클레인은 삽날로 물속을 두드리며 강바닥을 다졌다.

이 철골 구조물은 서울시가 한강에 띄우는 인공섬 플로팅 아일랜드(Floating Island) 3개 섬 가운데 2섬인 ‘비바(Viva· ‘만세’라는 뜻)’다. 비바는 육상에서 10개월 공사를 마치고 6일 오전 9시 한강을 향해 이동한다.

비바의 무게는 2500t, 원반의 면적은 3271㎡로, 완성되면 2000~2500명의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다.

진수(進水)는 철골 구조물을 받치는 원형 받침대에 와이어로프 두 가닥을 연결해 이를 기계로 감아 당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조물은 원반 밑에 깔린 지름 2m, 길이 12m인 에어백 24개 위를 지나 강으로 옮겨간다.

거대 구조물이 100m 떨어진 강까지 이동하는 데는 5시간 이상 걸릴 전망이다. 1분에 50㎝씩 느린 속도로 움직여 오후 2시쯤 돼야 한강 물을 만날 수 있다. 물에 들어가면 포클레인이 다져놓은 강바닥을 지나다 조금씩 물 위에 뜨게 된다.

서울시는 뼈대만 만든 ‘비바’를 물에 띄운 뒤 수상에서 세부 공정을 진행한다. 플로팅 아일랜드의 민자사업자인 소울플로라㈜ 이한복 시설부장은 “상부 공간까지 완공해 물에 띄울 경우 자칫 유리 외벽 같은 내부 구성물이 진수 도중 파손될 우려가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시는 5월까지 구조물 위에 복합엔터테인먼트 공간과 문화체험존, 젊음의 숲을 짓는 작업을 끝낼 예정이다.

물 위의 인공섬을 떠내려가지 않게 하는 데는 각종 기술이 동원된다. 강바닥에 500t짜리 콘크리트 블록을 박고 여기에 굵기 12㎝의 쇠사슬을 매달아 이를 인공섬과 연결해 고정한다. 홍수로 수위가 16m에 이르면 평소에 느슨히 풀려 있던 쇠사슬이 팽팽해지면서 인공섬을 지탱한다. 가장 긴 쇠사슬은 길이가 69m에 달한다. 위성위치확인장치(GPS)를 이용해 인공섬이 원래 자리에서 1m 이상 벗어나면 와이어를 풀었다 당겼다 하면서 섬을 제자리에 있도록 한다. 인파가 갑자기 몰려 부유체가 가라앉거나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사람 수를 자동으로 집계하는 장치도 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최흥순 수상이용과장은 “상부시설 설치 공사를 마친 5월 말께 예인선을 이용해 최종 건설 위치인 반포대교 남단으로 비바를 옮겨 시민들에게 부분 개방할 계획”이라며 “1섬 비스타(Vista)는 3월, 3섬 테라(Terra)는 4월 진수해 8월까지 3개 섬의 모든 공사를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박태희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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