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사-서울대교수 농업용수 '편지 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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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새만금간척사업으로 생길 담수호의 수질기준을 놓고 유종근 전북지사와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교수가 편지로 다투고 있다.

논쟁은 지난 2일 국회 환경노동위의 새만금사업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유지사가 “농업용수 수질기준에서 총인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므로 제외시켜 달라”고 의원들에게 건의하면서 시작됐다.

유지사는 “분뇨의 주성분인 인은 농사에 필수적인 영양소로,일본만 하더라도 농업용수 수질기준에 인을 넣지 않는다”고 밝혔었다.

이에 대해 새만금 민관(民官)공동 조사단 수질보전분과위원장을 맡았던 김교수가 반박 서신을 유용태 환경노동위원장에게 보냈다.

그는 “유지사가 중요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수질기준은 농사에 문제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기준이 아니고,호수에 부영양화가 일어나 썩느냐 그러지 않느냐를 가리기 위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논밭에 분뇨를 뿌려 농사가 잘된다고 해서 새만금호를 분뇨로 채울 수는 없다”며 “호수 수질기준에 BOD기준이 없는 경우는 많아도 부영양화를 가늠하는 인의 기준이 없는 나라는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유지사가 지난 21일 김교수에게 반박 편지를 썼다.

주요 내용은 “자신의 견해와 다르다 해서 ‘왜곡’‘조작’을 운운하는 것은 학자적인 태도도 아닐 뿐더러 바람직하지도 못하다. 담수호에서 총인이 농업용수 수질기준(0.1㎎/ℓ)을 초과해도 용수 사용엔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것을 영산호·남양호 등 강 하구에 조성된 호수에서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는 것.

유지사는 또 “환경부도 용역을 실시해 농업용수 수질기준에서 총인을 제외해야 하는 타당성을 인정하고 수질기준 개정을 검토 중이다”고 주장했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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