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이, 카네기홀서 6·25 참전용사 초청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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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분들을 모두 아버지라고 부르죠. 이번 공연을 통해 그분들께 ‘한국 어디에 있을지도 모르는 자신의 자식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가수 인순이(사진)가 4~5일 이틀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카네기홀에서 특별한 손님들을 초청해 단독 공연을 한다. 6·25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미국에 있는 참전용사 약 100명과 16개 참전국의 유엔주재 대사들을 초청한 것이다.

인순이는 2일 미국 뉴저지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공연에 참전용사들을 초청하자는 아이디어를 자신이 제안했다고 밝혔다. 예전에 재즈를 공부하러 뉴올리언스에 갔을 때 인근 묘지에서 17~18세의 꽃다운 나이에 6·25전쟁에 참전해다 전사한 미군들의 묘비를 보고 가슴이 찡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데뷔 30년을 넘긴 인순이는 “자식이 커가면서 부모의 마음을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군인들이 베트남에서 그랬듯이 사랑은 아무런 이유 없이, 전쟁터에서도 싹틀 수 있잖아요. 저는 (주한미군이던) 아버지를 본 적도 없죠. 어디에선가 자기 자식이 커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부담을 평생 갖고 계셨다면 이젠 그만 그 짐을 덜어 드리고 싶습니다.”

인순이는 1999년에 이어 두 번째로 카네기홀 무대에 선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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