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식용유로 차량연료 개발한 오영택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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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폐식용유를 이용한 차량 에너지가 개발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전북 정읍시에 있는 신양현미유는 쌀겨의 부산물을 이용한 '바이오 디젤유(BDF)' 를 개발해 사용해본 결과 승용차 등의 매연이 획기적으로 감소했다고 15일 밝혔다.

BDF는 쌀을 도정할 때 나오는 쌀겨에서 식용유를 뽑고 남은 유지성분을 정제한 뒤 촉매를 섞어 만든 것. 단독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기존의 디젤유와 섞어 쓸 수 있다.

연구.개발을 주도한 전북대 오영택(기계공학)교수는 "BDF를 사용한 차량에서는 일반 경유를 쓸 때 발생하고 산성비의 원인이 되는 아황산가스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고 밝혔다. 또 매연량은 85~95%가 줄었고 이산화탄소 역시 35%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연비도 기존 경유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1ℓ로 갤로퍼 승합차는 10㎞, 버스는 5㎞를 달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품질연구소의 검사에서도 비등점.인화성 등 9개 항목이 일반 디젤유와 같거나 더 나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산업자원부는 BDF를 식물성 대체 에너지로 승인했'으며, 특소세.교육세 등을 면제받을 수 있는 길이 트였'다.

BDF의 또 다른 장점은 원료가 되는 쌀겨를 확보하기 쉽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연간 60여만t의 쌀겨가 나온다. 이 중 20% 정도를 연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BDF는 현재 국승록 정읍시장의 갤로퍼를 비롯해 시청 청소차, 회사차 등 총 50여대에 연료로 사용되고 있다.

이 회사는 하루 1만ℓ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이르면 내년부터 차량 1백50~2백대에 연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유채꽃 기름 등을 대체 에너지로 사용하는 실험을 해왔다. 그러나 석유품질연구소의 검사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신양현미유의 이지형사장(사진)은 "BDF는 고유가 및 대기오염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 대체에너지다" 며 "사용자들은 차에서 매캐한 기름냄새 대신 구수한 식용유 냄새가 난다고 말하는 등 반응이 아주 좋다" 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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