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아이티의 아픔 어루만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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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지진 피해로 신음하는 아이티를 지원하는 데 기왕이면 기업의 특기를 살리는 게 좋다. 정보기술(IT) 업계에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미국의 세계 최대 컴퓨터 서비스 업체인 IBM은 ‘스마터 플래닛(Smarter Planet)’이라는 사업비전을 아이티 지원에 도입했다. 스마터 플래닛이란 새뮤얼 팔미사노 IBM 회장이 글로벌 경제위기의 파고를 넘기 위해 2008년 말 제시한 개념이다.

첨단 IT 기술과 지능화된 컴퓨팅 기술을 활용해 유통·에너지·의료 등 사회 전 영역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위험을 낮추자는 것이다. IBM은 비정부기구(NGO) 중 하나인 ‘월드비전(World Vision)’과 공조해 구호물자를 효율적으로 보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유엔은 아이티에서 활동하는 NGO들의 활동을 조율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일을 월드비전에 위임했다. 이 때문에 IBM의 IT 기술력이 아이티 구호활동과 복구작업에서 요긴하게 쓰이게 됐다.

스탠리 리토 IBM 부사장은 “고도의 차량추적 시스템을 공급해 차에 실린 구호품의 품목과 수량을 본부에서 쉽사리 챙길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엔진 업체인 구글은 피해 현장에서 실종자 정보를 통합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사람을 찾습니다(I’m looking for someone)’와 ‘이 사람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I have information about someone)’에 각각 실종자 정보를 입력하도록 해 관련 정보를 통합 관리한다. 구글코리아의 김선경 홍보팀장은 “CNN·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과 구호단체들도 웹사이트에 실종자 찾기 서비스를 제공해 왔지만 구글 서비스는 여기에 정보공유라는 개념을 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또 ‘아이티 위기 특집란’을 마련했다. 특정 지역을 위성사진으로 보여 주는 ‘구글어스’ 서비스로 피해현장 사진을 수시로 업데이트해 성금 모으기를 독려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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