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가 청소년 CEO에게] 쇼핑몰 운영 남형주·이민영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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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박정식·정현진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인터파크INT 이상규(왼쪽) 대표가 고교생 남형주·이민영(오른쪽)양을 만나 인터넷 쇼핑몰 운영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황정옥 기자]

구체적 목표 세워야 효율성 향상

이 대표의 첫 질문은 “목표가 무엇인지”였다. 또래들과 다른 길에 도전한 만큼, 그에 따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확고한 목표가 있는지 알고 싶었던 것. 남양은 “3년 안에 연 매출 100억원대 쇼핑몰 만들기”, 이양은 “한 달 방문자 수가 1000명 넘는 쇼핑몰 만들기”라고 대답했다. 이 대표는 “와, 대단한데”라며 한바탕 웃다가 곧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캐물었다. “구체적인 목표를 말해 봐요. 1달과 1년의 목표, 계획, 방안은 무엇인지.” 뒤이어 매출 중 광고비 지출 비율, 비용 절감 방안, 인지도·매출 상승을 위한 마케팅 전략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쇼핑몰 사업에 대한 실제 의지와 현실 감각을 갖고 있는지 점검한 것이다.

난감해하는 둘의 표정에 이 대표는 “중·장기 목표와 계획의 부재”를 지적하며 “목표와 계획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 업무를 처리하면 사업의 효율성을 꾀할 수 있죠. 그게 경영 능력을 키우는 힘입니다.”라고 조언했다.

안주하지 말고 차기 발전 방안 고민해야

“성공 비결은 뭐죠?” “소비심리는 어떻게 파악하나요?” “광고는 어떻게 진행하시나요?” 이번엔 학생들의 질문 공세다. 가장 큰 고민이 마케팅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1996년 창업 초기 이야기를 들려줬다. “당시 미국도 인터넷이 생소하고 비싼 택배비와 잦은 배달 사고 등 난제가 많았죠. 2년 정도로 예상했던 인터넷 기반 구축이 5~6년이나 걸려 운영에 차질이 많았어요.” 그는 기업가는 사업의 운명을 예측하는 시각을 길러야 한다는 교훈을 전했다.

“물건 거래 위주였던 인터넷 쇼핑몰에서 어떻게 공연·여행·숙박 상품 예매 같은 무형 상품을 팔 생각을 하게 됐나요?” 남양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 대표는 비교 우위를 갖추기 위해 고민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인터넷과 물류 시스템이 발전되지 않은 데다 경쟁사 쇼핑몰이 우후죽순 생기려던 상황이라 차기 발전 전략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실물 상품 거래에 대한 부담이 적은 분야를 찾아 공략한 겁니다.” 현 상황을 판단해 다음 공략 부분을 찾으라는 것. 이 대표는 또 “소규모 개인 쇼핑몰일수록 ‘차별화’를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며 ‘피팅(시연을 위해 입은)’ 제품의 할인 판매를 예로 들었다. “할인 판매로 구입을 유도한 발상의 전환이 피팅 제품은 팔기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깬 사례입니다.” 이어 ‘입소문 마케팅’도 제시했다. 직접 홍보 하기보다 제3자의 품평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쇼핑몰에 갇히지 말고 사회 변화를 볼 것

이 대표는 “나무보다 숲을 보라”며 “인터넷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화 예측과 발 빠른 준비가 미래 CEO의 자질이라는 것. 구체적인 변화 가능성을 묻는 학생들에게 그는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늘게 될 것”이라며 “PC 같은 개인 단말기 주문방식은 점차 경쟁력을 잃게 된다”고 전망했다. 편하고 빠른 걸 좋아하는 고객의 기호 변화에 맞는 미래 판매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변화를 예측하려면 사회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눈을 가져야 한다”며 “경영학보다 인문·사회과학적 소양을 기를 것”을 주문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독서와 경험을 권했다. 이양은 “대학에 꼭 진학해야 하는지” 물었다. 이 대표는 “돈벌이에만 시야가 갇혀 스스로를 성장시킬 기회를 잃지 않아야 한다”며 “어떤 가치가 더 중요한지 스스로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쇼핑몰을 평생 업으로 삼겠다는 생각은 지금 나이에선 너무 이릅니다.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하며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부터 찾아보세요. 그러면 그 보답으로 성공이 찾아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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