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산물 '원정 마케팅'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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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생산자 단체가 소비자를 찾아 나섰다.

경기침체로 고가의 특산물이 잘 팔리지 않자 대도시의 특급호텔과 부유층 밀집아파트 등을 공략하는 '타깃 마케팅' 기법을 도입한 것이다.

영주시의 풍기특산물영농조합법인은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부산의 롯데백화점 서면점에서 '풍기인삼대전'을 열었다. 판매 품목은 홍삼정.홍삼액.홍삼절편 등 홍삼가공품. 영농조합의 김기태(33)대리는 "홍삼제품이 고가품이어서 대도시의 큰 백화점이 판매와 홍보를 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조합 측은 이 기간 동안 1500만원어치를 팔았다.

봉화군은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 로비에 '봉화 자연 송이 직판장'을 열었다.

군청 직원 김은숙(28)씨는 "어려운 경제사정 탓에 비싼 송이가 잘 팔리지 않을 것 같아 특급호텔의 손님을 공략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에서 판매한 봉화 송이의 가격은 1㎏ 박스(13~15개)에 21만~30만원. 군은 이 기간 동안 35㎏(1000여만원)을 팔았다. 봉화군은 매년 40t가량의 송이를 생산해 80여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송이 주산지다.

경북 영주축협은 지난달 18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마당에서 '영주한우' 특별 판매행사를 했다. 7시간 만에 한우 3마리 분량(1420여만원)이 팔렸다.

이에 앞서 9일에는 대구시 수성구의 메트로팔레스 아파트에서 특판행사를 해 950만원어치를 판매했다.이성관(38)과장은 "앞으로 중산층이나 부유층 거주 아파트를 공략해 단골로 만들 작정"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를 초청해 농산물의 품질과 안전성을 직접 확인토록 하는 판매방법도 등장했다. 고추와 사과 주산지인 청송군은 지난달 7일부터 20일까지 서울 동대문구 청솔우성아파트 부녀회원 등 서울의 6개 아파트단지 부녀회원을 초청해 고추 가공 공장과 과수원을 견학시킨 뒤 고춧가루와 사과 2000만원어치를 팔았다. 군 관계자는 "농산물의 우수성을 현지에서 홍보하고 지속적인 거래가 이뤄지도록 이들 부녀회와 자매결연했다"고 설명했다.

홍권삼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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