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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원장 "구조적 문제 많아 내년 내수 먹구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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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1일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에서는 내년 경기 전망을 놓고 정부와 야당 간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부가 '경기가 곧 좋아질 것'이라고 엉터리 전망을 반복하는 동안 고용사정과 소비심리가 더 나빠져 잠재적인 성장능력까지 까먹을 지경에 이르렀다고 질타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정부가 좌파 성향의 반(反)시장적인 정책을 쓰는 바람에 경제가 더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정부는 경제가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내년에 5%대 성장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답했다. 열린우리당은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이념공세는 근거 없는 정략이라고 반박했다.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에서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 김중수 KDI 원장(왼쪽부터)이 독특한 표정을 짓고 있다. 조용철 기자

◆성장률 공방=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은 "민간 연구소들은 내년 성장률을 3~4%대로 보고 있다"며 "대통령 공약대로 임기 내 7% 성장은 어렵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또 일관되지 않은 정부 정책이 기업과 소비자를 더 헷갈리게 하고 불안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참고인으로 국감장에 나온 김중수 한국개발연구원장은 "경기순환 측면에선 내수가 회복세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많아 내년에 내수가 크게 일어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재정을 확대하고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등 각종 투자를 늘려 5% 성장을 이루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은 "경제가 어렵긴 하지만 진통제를 써야 할 때 진통제를 줘야지 마약을 써서는 안된다"며 무리한 경기 부양책에는 선을 그었다.

◆좌편향 논란=한나라당 김애실 의원은 "정부가 성장보다 분배를 강조하면서 반 시장적인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임태희 의원은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경제의 어려움을 얘기하면 위기조장 세력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의 주장은 망국적 주술(呪術)"이라고 반격했다. 김종률 의원은 "정부의 경제정책은 헌법이 규정한 합리적 규제와 조정 차원의 시장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총리는 "미국 민주당의 경제정책보다 참여정부의 정책이 훨씬 보수적"이라고 말했다.

김영훈.김정하 기자 <filich@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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