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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바닥 치고 오름세로 돌아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그동안 바닥 모르고 떨어졌던 유로화 가치가 마침내 바닥을 치고 오름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강력하게 대두하고 있다.

유로화 환율은 지난달 25일 유로당 0.8286달러로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가 지난 3일에는 7일 연속 오른 끝에 0.8636달러로 상승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 대선 등 변수는 남아 있지만 일단 최악의 상황은 넘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유로화의 추가상승 여력이 충분한 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 미 경기 둔화세가 호재〓미국 경제의 둔화세가 확연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미국과 유로지역의 경제성장 격차가 줄어든 것이 최근 유로화 상승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지금까지는 유로권의 많은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리는 미국에 투자하기 위해 유로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였지만 앞으로는 유로권의 돈이 예전처럼 미국으로 몰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발표된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2.7%로 2분기의 5.6%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금융기관들은 올해 미국 경제는 5.2%가량, 유로권은 3.5%가량의 성장세를 보이며 1.7%포인트 정도 차이가 나겠지만, 내년에는 두 지역의 성장률이 2~3% 정도로 비슷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오히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에 투자한 유로권 돈의 상당 부분이 주식.채권을 사는 데 쓰여졌기 때문에 증시 상황이 나빠지면 한꺼번에 빠져나갈 위험이 있다는 주장이다.

◇ 시장개입은 효과없어〓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화 회복세를 굳히기 위해 지난 3일에 이어 6일에도 전격적으로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유로화 환율이 한때 유로당 0.88달러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개입 규모가 크지 않아 결국 전날보다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미국.일본의 협조없이 ECB가 단독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별 효과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강한 달러'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이 시장개입에 동참하느냐가 향후 유로화 환율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7일 미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당선할 경우 유로화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관측됐다.

부시 진영은 지난 9월말 미국이 ECB와 함께 시장에 개입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해왔기 때문이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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