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수선·수리 코너 북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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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백화점에서 시계.가전제품.구두 등을 수리하는 코너가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소비심리가 위축하면서 새 물건을 사기 보다는 고쳐 쓰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롯데.현대 등 대형 백화점보다 중.소형 백화점에서 두드러진다.

뉴코아백화점 등 중.소형 백화점의 경우 최근 이같은 수리가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났다.

행복한세상의 현하철 홍보실장은 "고객이 물건만 고치기 위해 백화점에 들르는 경우는 별로 없다" 며 "수리점에서 친절한 서비스를 하는 것도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된다" 고 말했다.

뉴코아백화점 반포점 5층 가전제품 수리 코너에는 최근 하루 평균 고객이 50명을 넘는다.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할 때 4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수리를 맡기는 품목은 유.무선 전화기.핸드폰.컴퓨터.카세트 플레이어.믹서기.VCR.전기밥솥 등 다양하다.

수리비는 5천~3만원 정도다. 뉴코아백화점은 평촌.분당 등 11개 점포에 가전제품 수리코너를 두고 있다.

뉴코아백화점 홍보실의 김희성 차장은 "다른 곳에서 산 물건도 친절하게 수리해 준다" 고 말했다.

할인점 킴스클럽에서는 각종 공구와 열쇠.손잡이 등을 파는 보수자재코너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정도 늘어난 하루 평균 1백80만원에 달하고 있다.

서울 목동 행복한세상에서도 최근 수리점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1층 정문 옆에 있는 종합리폼센터는 지난 9월까지 수리신청이 하루 평균 15건 정도였으나 지난달부터 20여건으로 늘어났다.

이곳에서는 낡은 곳을 수선하는 것 외에 디자인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가방수선은 1천원, 구두 굽갈이는 2천원, 액세서리에 큐빅을 박는 것은 한개에 3백원이면 된다.

3층 매장의 옷수선점에서는 다른 곳에서 산 옷도 수선해 준다. 정장의 길이나 허리를 수선하는 데는 2천원 정도 든다.

매장 4층에 위치한 인테리어 전문점 홈데코도 최근 손님이 배 가까이 늘고 있다. 충전 드릴과 톱 등 공구를 1박2일 동안 빌리는 데 3천원 정도 한다.

가끔 사용하는 공구를 사지 않고 저렴한 비용에 빌려 쓸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미도파백화점 상계본점은 2, 3, 4층에 옷수선실이 있다. 이곳도 최근 옷수선을 요구하는 건수가 남성복의 경우 지난해보다 20% 정도 늘었고 여성복은 배로 늘었다.

황경만 홍보팀장은 "최근에는 수선하는 데 3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옷도 고쳐달라고 찾아오는 등 수선요구가 크게 늘고 있다" 고 말했다.

길이와 품을 조절하는 비용은 2천~1만5천원이다. 일산에 있는 그랜드백화점에서도 열쇠수리점과 카센터.옷수선실.세탁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열쇠수리점은 다른 곳에서 구입했더라도 무료로 고쳐준다. 신세계백화점과 할인점 이마트도 모든 점포에서 수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동 본점에만 가전제품 수리센터가 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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