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특집 '기의 대탐험' 다양한 접근방식 눈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홍순철 PD는 지난해 10월 SBS 창사 10주년 특집다큐를 제작해 달라는 제의를 받고 꽤나 당황했다.

논의를 거쳐 정해진 다큐 소재가 '기(氣)' 였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아 논란의 여지가 많은데다, 자칫 쇼형식에 그칠 수 있어 '혹세무민(惑世誣民)' 하지 않을까 조심스러웠다" 는 게 홍PD의 설명이다. 하지만 나름의 원칙을 마련한 기획안은 지난해 방송위원회 기획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올렸다.

3부작 다큐 '기의 대탐험' 의 미덕은 "기는 바로 이것이다" 라고 단정짓지 않는데 있다.

대신 기에 관한 현상과 반응, 주변의 정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때문에 판단은 철저히 시청자의 몫이다. 또 다양한 외국사례를 통한 접근도 꽤 흥미롭다.

'기는 동양사회의 전유물' '기는 과학적으로 풀 수 없는 것' 이란 선입견을 바꾸는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1부 '당신은 놀라운 능력의 소유자' (11일 밤 10시50분)에서는 인간이 기로 가득한 세계에 살고 있음을, 그리고 초능력만이 기가 아님을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또 서구에서는 '미세한 생체 에너지' 의 개념으로 해석되는 기와 건강의 연관성도 짚는다.

2부 '기적을 만드는 사랑의 손길' (18일 밤 10시50분)에서는 기치료가 행해지고 있는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의 병원을 찾아간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기(에너지)를 시각화한 것이다. 특수 카메라로 촬영한 화면에는 기가 노란색으로 나타난다. 기치료사와 환자를 상대로 한 여러 실험을 통해 기치료가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끝으로 3부 '기가 당신의 인생을 바꾼다' (19일 밤 10시50분)에서는 기수련 과정을 보여준다.

연예인을 등장시켜 장기간 기수련을 체험케 하고 무엇이 달라지는가를 지켜본다. 또 잘못된 기수련으로 인한 부작용의 실태도 짚고 기에 대한 심리학적 해석도 듣는다.

백성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