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1인 파출소 분소장 울산 안병찬경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경찰생활 10여 년 만에 요즘처럼 보람을 느낀 적이 없습니다. "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삼남파출소 삼동분소장 안병찬(安秉贊.36)경장.

그는 울산지방경찰청 중부경찰서 소속의 이 분소에서 가족과 함께 파출소에 살면서 근무하는 국내 첫 직장.주거 일체형 1인 파출소 분소장이다. 安경장은 파출소 숙직실을 고쳐 만든 집에서 아내(李善愛.32)와 두 자녀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곳은 지난해 7월 경찰 구조조정으로 삼동파출소가 출장소로 바뀌면서 5명이던 경찰관이 2명으로 준데 이어 지난 4월부터 삼동분소가 되면서 安경장이 분소장을 자원, 혼자 근무하게 됐다.

"97년 6월까지 1년 반동안 근무했던 곳으로 지역 사정을 잘 알고 순박한 주민들의 인심에 끌려 자원을 했다" 고 밝혔다.

삼동분소의 관할은 삼동면 하짐리 등 7개 리(里)15개 마을. 울주군 청량면 울산~부산 7번 국도에서 양산 통도사로 가는 지방도 중간 쯤에 있는 이 산골 마을의 주민은 1천8백80여명. 安경장은 이들 주민의 파수꾼이다.

밤잠을 자다가도 응급환자가 생기면 긴급 출동하는 119 구급대원 역할을 한다. 요즘은 틈나는 대로 혼자 사는 노인의 농삿일을 돕는다.

또 삼동초등학교를 수시로 방문해 학생(87명)에게 교통안전교육도 한다.

安경장이 출동하거나 순찰(하루 3~4회)을 하는 동안 파출소 근무는 부인 李씨 몫. 급한 전화를 받아 남편에게 전달하는 등의 파출소 일이 지금은 전혀 어색하지 않다.

삼동면 보은마을 이장 변춘호(卞春浩.63)씨는 "安소장이 든든한 경찰이자 절친한 이웃" 이라고 자랑했다.

허상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