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민생"…방향 튼 DJ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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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노벨평화상에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로, 다시 경제.민생으로.

김대중(金大中.얼굴)대통령이 다시 내치(內治)로 발걸음을 옮겼다. 23일 국무회의에서는 "경제.민생에 모든 관심을 총집중하라" 고 지시했다.

이어 민주당 최고위원들과의 오찬에서도 金대통령은 "경제와 민생을 되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내년 봄까지 경제를 둘러싼 분위기를 바꾸도록 하겠다" 고 다짐했다.

金대통령은 "한나라당을 상대로 정국을 풀어갈 수밖에 없다" 며 "최고위원들이 정국을 푸는 데 앞장서라" 고 주문했다. 장관들에게도 "여당이 소수인 현실은 우리만 있는 게 아니다. 잘 적응해 협력하라" 고 지시했다.

구체적으로 金대통령은 ▶4대 개혁 완수▶동절기 서민대책▶건설적.생산적 정기국회에 주력할 것을 장관들에게 당부했다.

특히 金대통령은 "4대 개혁의 완성을 바탕으로 안정성장을 이뤄야 한다" 고 다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집권 후반기 국정목표를 '안정성장' 으로 잡은 것" 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새로운 개혁보다 안정기반을 다지는 쪽으로 후반기 국정목표를 잡았기 때문" 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또 金대통령은 "겨울철 민생안정에 중요한 것은 일자리 창출" 이라고 강조했다. ASEM을 결산하면서 金대통령은 "회의 성공을 국가신인도를 높이는 계기로 삼아 해외투자를 유치해야 한다" 며 내치로 연결할 것을 당부했다.

뿐만 아니라 金대통령은 이번 주 중 전북 군산과 대구.경북 경주, 다음주 부산.경남을 방문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실물경제지표와 체감경기의 차이가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과거처럼 도정(道政)보고보다 군산자유무역항 기공식, 밀라노 프로젝트 점검, 경주문화엑스포 등 경제현장 방문과 민생점검이 더 중요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처럼 金대통령이 민생경제에 힘을 기울이게 된 큰 배경인 '경제인식 차이' 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된다.

국민경제자문회의를 민간중심으로 개편하기로 한 것이다. 7명인 정부위원을 2명으로 줄이고, 민간위원은 '10명 이내' 에서 '30명 이내' 로 늘렸다. 또 정부가 회의자료를 미리 준비하던 과거 방식을 자유토론 방식으로 바꿨다. 관료들의 일방적 시각에서 벗어난 고언(苦言)을 듣겠다는 뜻이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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