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디지털과 한글은 궁합 잘 맞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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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왜 한국이 정보기술(IT)강국이 된 지 아십니까? 컴퓨터 자판에서 한글을 손쉽게 쓸 수 있다는 것이 큰 몫을 했습니다. 디지털과 한글은 서로 궁합이 맞는다는 점에서 세종대왕은 600여년 앞을 내다본 겁니다."

지난 7일 한국음향학회 주최로 8차 국제음성언어학술대회(4~8일)가 열리고 있는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내 'Korean Alphabet'(한글)홍보관. 한글 홍보외교사절인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이상억(60)교수는 이 곳에서 우리글의 우수성을 알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세계 38개국 1000여명의 언어학자.연구자 등이 찾은 이 행사에서 그는 유창한 영어로 한글의 장점을 다른 나라 학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렸다. 국어학을 전공하고,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언어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 교수는 그동안 10여편의 저서와 100여편의 논문을 써 낸 '한글' 분야 최고의 전문가 중 한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글만큼 '말'을 정확하게 문자로 표현하는 글은 드뭅니다. 이미 1997년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가 한글을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등재했습니다."

미국 MIT에서 언어학을 강의하는 수전 플린 교수는 "중국 문화권에 있던 한국에서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글을 만들어냈다는 게 놀랍다"며 그에게 추가자료를 요청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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