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순찰대 ‘패트롤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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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주변이나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폭력에 엄마들이 나섰다. 18일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는 전국의 어머니 1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시민사회단체 ‘패트롤맘’ 전국 창립 총회가 열렸다. ‘괴롭힘 없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게 창립 목표. 무엇이 어머니들을 이렇게 움직이도록 만들었는지, 패트롤맘 중앙회 진영아(45·사진) 초대 회장을 만나 들어봤다.

-패트롤맘은 어떤 단체인가.

“전국 어머니들이 주축이 되는 ‘어머니 순찰대’다. 학교 폭력과 각종 위협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직접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최근 학교 폭력 발생은 연 5000여 건에 이른다. 아이 10명 중 1명은 학교 폭력을 경험한다는 얘기다. 피해 학생과 부모가 겪는 고통은 커져만 가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한 힘과 관심은 미약하기만 하다. 당하고 난 뒤 대책을 마련하기보다는 사전 예방이 절실한 것이 바로 학교 폭력이다. 아이들을 위한 일에 누가 나서야 하겠나. 답은 ‘어머니’밖에 없다.” 

-어떤 활동을 하게 되나.

“우리 지역의 학교 주변 순찰 및 지도가 주요 활동이다. 우범지역의 야간 순찰을 강화하고 수시로 아동 폭력이 일어날 수 있는 지역을 순찰한다. 이런 범시민적인 안전망 구축이야말로 아동범죄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으로 본다. 또한 상담교사·생활지도교사와 연계해 학교폭력 예방에도 나설 계획이다. 그렇게 하면 수업 중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폭력도 막을 수 있다. 학교 내 외부인 출입을 확인하고 지도할 수도 있다. 현장 중심의 활동을 위해 학교·교육청정부·검찰·경찰 등 유관기관에도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요청해 나갈 계획이다.”

-패트롤맘을 만든 특별한 계기가 있나.

“학교 폭력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10년 전부터 느껴왔고 학교와 경찰이 아닌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약 2년 전 초등학생 아들이 직접 학교 폭력을 경험했다. 상급생 몇 명이 며칠간 쫓아다니자 아이가 겁이나 생활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부모인 우리도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지만 한두번뿐이었지 지속적으로 아이를 지켜줄 순 없었다. 이후 잘 마무리되긴 했지만 그 경험을 통해 ‘어머니 방범’에 대해 구체적으로 계획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가 오늘 창단한 패트롤맘이다.”

<-어머니들의 방범활동으로 학교 폭력이 근절될까.

“물론 패트롤맘의 힘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학교와 경찰에만 맡길 수 없어 엄마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가해 학생의 어머니들까지 패트롤맘이 돼서 학교 주변 치안에 나선다면, 폭력성이 있던 아이들도 어머니의 활동을 보고 마음을 돌리지 않겠나. 패트롤맘의 활동에 ‘암닭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이들도 있지만 여자가 나서서 아이를 웃게 만들고, 집안을 웃게 만들면 그것이 곧 여성의 힘이자 역할이 된다. 이것이 패트롤맘 활동의 근본적인 목적이기도 하다.”

-패트롤맘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주변의 패트롤맘 대원에게 신청하거나 본부(서울 송파구 송파동·010-4802-0138)로 연락하면 된다. 자격조건은 ‘어머니’면 된다. 우선 초·중학교가 대상이고 차차 유치원과 학원까지 확대시킬 예정이다.”

[사진설명]학교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패트롤맘을 만들었다는 진영아 회장. 아래는 황선자(41·충남 당진)씨의 패트롤맘 제복 착용 모습.

<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

<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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