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세시풍속 너무 달라져"…용인대 박종수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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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남.북 화해분위기가 무르익기 위해서는 분단 이후 이질화된 전통 세시풍속에 대한 동질성 회복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용인대 박종수(朴鍾洙.51.교양과정부)교수는 최근 대구대에서 열린 '2000년 우리말글 전국학술발표대회' 에서 서로 다르게 변천한 남.북한 세시풍속 실태를 지적했다.

朴교수는 "남한에서는 세시풍속이 그런대로 보존되고 있으나 북한에서는 배격돼오다 1988년 이후 추석 등 일부가 민족고유명절로 부활되는 등 많이 변질됐다" 고 밝혔다.

북한은 명절을 국가명절과 민족고유명절로 나눠 김일성.김정일 부자 생일을 최대의 명절로 꼽는다.

민속명절은 양력설.음력설.한식.단오.추석이며 양력설만 공휴일이고 그 외는 휴무일(평일일 경우 일요일에 다시 일하는 휴일).

朴교수는 북한의 설은 양력설과 음력설이 있으며 양력 1월1일 주민들은 김일성 부자 동상에 가서 청소하고 꽃을 바치며 충성심을 표시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하루 휴무인 음력설엔 김일성 부자 초상화 앞에 절하고 조상을 추모하는 점이 특이하다는 것.

북한은 60년대 중반 김일성 1인 권력의 기틀이 다져지자 세시풍속이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배격해오다 설.단오.추석 정도가 명맥을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남한에서는 산업화와 서구 문명의 영향으로 세시풍속의 의미가 줄어들다 90년대 들어 전통문화에 대한 강조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

朴교수는 "핏줄을 나눈 같은 민족으로서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통일에 앞서 조상 대대로 내려온 세시풍속 공유가 이뤄져야 한다" 며 "공동 자료수집과 이미 조사된 자료를 교환하는 학술적 교류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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