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탈선 막는다는 두발규제 반발심만 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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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요즘 인터넷상에 청소년의 두발 규제를 반대하는 사이트가 생기는 등 일방적인 두발 규제에 반발하는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년 전에 고교를 졸업한 사람으로서 이같은 청소년들의 의사표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선 타인의 머리를 마음대로 가위질해대는 것이 과연 교육적인가 묻고 싶다. 단정하지 못한 머리가 면학분위기를 해친다거나 탈선가능성이 크다는 등의 명분은 이미 설득력을 잃은 지 오래다.

도대체 단정하다는 기준은 무엇이며, 더 나아가 두발 규제가 면학분위기 조성에 일조한다는 근거는 무엇인지 모르겠다.

또 청소년들의 탈선은 두발 규제로 막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는 오히려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의 반발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오히려 학생들의 머리를 그렇게 단속하는데도 불구하고 날로 늘어가는 가출 청소년과 학교 폭력 등에 대해 교육계가 먼저 주목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설득력도 없을 뿐더러 근거조차 모호한 두발 규제는 되레 교사들에 대한 존경심만 깎아내린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창근.서울 양천구 신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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