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일본 아셈기념 '춘향전' 합동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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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한국과 중국.일본의 춘향이를 한자리에서 감상한다.

국립극장과 국제극예술협회 한국본부가 19일부터 22일까지 제3회 아셈(아시아.유럽정상회의)경축공연으로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리는 '춘향전' . 중국의 월극(越劇)과 일본 가부키(歌舞伎), 한국 창극단이 릴레이형식으로 한 작품을 꾸민다.

그간 몇몇 월극단과 가부키 극단이 '춘향전' 을 중국과 일본에서 공연한 적이 있지만 세 나라가 각기 다른 형식으로 한 작품을 무대에 함께 올리는 것은 처음이어서 한.중.일 3국의 전통공연양식을 체험할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다.

관객은 춘향이 광한루에서 이몽룡을 만나는 도입부는 월극으로, 이도령이 장원급제후 춘향을 찾아오는 장면은 일본의 가부키로, 암행어사 출도의 피날레는 우리 창극으로 감상할 수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샤오바이화(小百花)월극단' 과 일본 가부키 전문공연단 '쇼치쿠(松竹)주식회사' 가 국립창극단과 호흡을 맞춘다.

전원이 여성으로 구성된 월극단은 낭만적인 노래와 섬세한 연기를 무기로, 도입부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이다.

중국 최고의 월극 연출자인 양샤오칭(楊小靑)이 연출을 맡았다.

2막 '수난' 의 옥중장면과 화상으로 처리되는 이별 장면은 가부키의 커다란 특징인 대사의 음악성과 온나가타(女方.여장 남자배우) 배우의 뛰어난 연기술을 감상할 수 있는 대목.

일본 연극평론가협회장을 맡고 있는 이시지와 슈지(石澤秀二)가 연출을 맡았고, 현재 일본에서 젊고 아름다운 여성배역을 도맡아 하고 있는 나카무라 시바자큐(中村芝雀)가 춘향이로 출연한다.

3막 '재회' 의 어사출두 장면과 이몽룡과 춘향의 재회장면은 종주국의 자존심을 걸고 한국의 국립창극단이 열연한다.

한국의 신세대 명창 왕기석과 김지숙씨가 주인공 이몽룡과 춘향으로 나오고 도창은 명창 안숙선이 맡았다.

총연출은 극단 미추의 손진책 대표. 손대표는 "처음 중국측에서 한복을 입고 공연을 하겠다고 제의해 왔지만 각국의 전통공연기법을 통해 하나의 이야기를 꾸민다는 전체적인 컨셉 때문에 의상과 무대세트 등 모든 것을 3국이 각자 준비하기로 결정했다" 면서 "서구 중심의 공연의 틀을 과감히 깨고 동아시아의 전통 공연형태를 갖춘 작품이 될 것" 이라고 설명했다.

19~20일 오후 7시30분, 21일 3시.7시30분, 22일 4시. 02-2274-3507.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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