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M] 정상맞는 호텔 서비스 경쟁 치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서울 시내 특급 호텔들이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하는 정상들의 취향과 기호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각 호텔은 우선 보통 하나밖에 없는 하루 숙박료 4백만~5백만원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 을 추가로 마련하고 있다. 중급 스위트룸 2~3개를 연결해 구조.인테리어까지 똑같이 개조하고 있는 것이다.

리츠칼튼 호텔의 경우 "조깅을 즐기는 줄리아노 아마토 이탈리아 총리의 취향을 배려해 달라" 는 대사관측 요청을 받고 한강변의 조깅 코스 안내서를 객실에 비치했다.

이 호텔은 또 독서광인 루이 미셸 벨기에 부총리를 위해 소설가 이문열씨의 단편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영문판을 마련했다.

음악 애호가로 알려진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가 머무르는 르네상스 호텔은 핀란드 전통음악과 스웨덴 최신곡이 버튼만 누르면 나오는 오디오 시스템을 갖췄다.

또 전후좌우에서 물줄기가 나오는 지압식 욕탕과 59인치 평면TV 및 전용 PC도 설치했다.

모리 요시로(森喜朗)일본총리 등 12개국 정상이 묵는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각 정상의 기호와 언어를 숙달한 전담 '버틀러' (집사)를 배치, 24시간 불편이 없도록 조치했다.

이 호텔은 또 정상들의 만찬을 위해 세계적인 와인 전문가 크리스토퍼 브루네를 초빙하고 고급 와인인 1993년산 '돔페리뇽' 을 확보했다.

이밖에 이슬람 국가여서 육류를 먹지 않는 하지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을 위해 특별히 생선요리를 준비 중이다.

메리어트 호텔은 조셉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이 국민의 90%가 쓰는 영어 대신 원주민어인 '타갈로그어' 를 즐겨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 두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직원을 배치키로 했다.

하재식.정효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