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영수회담 3시간 대화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남북관계

▶이회창총재=남북문제 너무 서두른다.국민들은 임기내에 모두 이루려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

▶김대중대통령=55년만에 처음 시작하는 것이므로 한꺼번에 손대는 것도 있고 여러가지로 진행돼서 그렇다.그러나 절대 서둘러선 안되고 서둘 생각도 없다.과도한 대북지원을 우려하는 시각 있는데 정부가 책정한 예산 범위내에서 이뤄지게 하고 있다.

▶李총재=현대가 대북투자를 과도하게 해 어려워졌다는 얘기가 있다.

▶金대통령=정부도 능력에 맞게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어느 기업이나 무리없이 투자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다.

▶李총재=국군 포로와 납북자 문제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다.

▶金대통령=핵심은 인도적으로 문제를 빨리 해결해 가족끼리 소식을 알고 궁극적으로 재결합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정부는 실사구시 원칙에 따라 이를 실현시키도록 할 것이다.결코 포기하는 일 없을 것이다.

▶李총재=국방장관 회담 구걸하듯이 했다.실질적인 성과도 없다는 얘기가 있다.

▶金대통령=전쟁을 서로 하지않기로 하고 6·15선언을 지지하는 긴장 완화의 큰 틀에 합의했으므로 의미있는 것이다.2차회담에선 긴장완화에 대한 진전이 있을 것이다.

▶李총재=아무리 통일이 중요해도 자유민주주의 훼손하거나 그걸 걸고 타협하려 해서는 안된다.빠른 통일보다 바른 통일을 원한다.낮은 단계 연방제는 필경 높은 단계 연방제를 전제로 한 것 아니냐.연합이니 연방이니 하는 문제는 대한민국의 국체와 관련된 문제다.국민적 동의없이 합의해 준 것 자체가 잘못이다.

▶金대통령=북한이 정상회담 당시와 최근 한 얘기를 비교하면 남북연합체와 유사한 내용으로 북한도 정리를 한 것같다.미군 철수를 철회하고 국가보안법은 남쪽이 알아서 할 문제라는 시각은 큰 성과라고 봐야한다.요즘 주장은 북한의 국내용 주장이라고 한다.연방제는 외교군사권을 중앙정부에 일임하는 것인데 낮은 단계 연방제는 그렇지않기때문에 포기한 것이라고 본다.이 문제는 당장 우리 앞에 닥친 것이 아니고 앞으로의 진전상황을 야당과 협의해 하겠다.어쩌면 국민투표도 거쳐야 할 상황이 생길 것이다.

◇경제난국

▶李총재=대통령이 우리경제의 어려움을 오판했다.모든 국민들이 제2의 경제위기를 걱정하는데 대통령과 경제각료들만 잘되고 있다한다.구조조정도 실패했다.대우문제 1년넘게 끌다가 처리한건 잘못이다.대우자동차와 한보철강 처리가 시험대가 될 것이다.촉박하게 시간 정해놓고 군사작전하듯 하지 말고 급할수록 차근차근 해결해야 한다.현대그룹 부실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더 이상 덮지말고 정공법 택하지 않으면 제2의 대우문제가 될 것이다.예금보호한도제 같은 정책은 고집부릴게 아니라 금융 정상화까지 유보하는게 옳다.

▶金대통령=현재를 경제위기라곤 볼 수 없다.IMF도 위기라고 하지 않았다.내부적 외부적 요인들이 겹쳐서 경제 어렵게 된 원인이 됐다.공적자금이 더 필요하게 된건 대우그룹 때문이다.대우처리에 1년이상 걸린것 아쉽게 생각한다.부실을 키웠고 정부 결단이 늦었고 김우중회장이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매월 직접 챙겨보겠다.12월말까지 금융조정을 끝내겠다.전 정권이 저질른 한보문제로 현 정권이 고생하고 있다.현대문제는 정공법으로 하고 있다.특히 대북사업은 정부가 챙겨보고 있다.李총재 말 충분히 참작해서 처리하겠다.

▶李총재=경제 민생법안들이 국회 통과되도록 협력하겠다.야당이 제안한 공적자금 관련법안들도 통과되도록 노력해달라.

▶金대통령=민생법안 통과에 협력한다는 말 감사한다.공적자금 문제는 국회가 조사해서 필요하면 수용하는게 좋다.공적자금은 앞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주가가 회복되면 정부가 가진 주식을 팔아 회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정치현안들

▶李총재=자민련문제는 총선 민의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자꾸 자민련과 합세를 하기때문에 한나라당이 원외투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金대통령=그렇게도 말할 수 있겠지만 한나라나 우리나 과반수 못된게 사실이다.그럴 경우 자민련은 캐스팅보트 역할 당연한 것이지 않겠느냐.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자민련을 무시할 수 없다.과거 유신 이전에는 교섭단체 요건이 의원 10명이하였다.자민련 문제는 국회법에 따라 처리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李총재=날치기가 국회에서 없어져야 한다.

▶金대통령=날치기도 문제고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것도 문제라 생각한다.13대 여소야대때 (야당총재를 하면서)97%의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합의가 안된 3%만 표결로 이뤄졌다.서로 인내심을 갖고 국회가 잘 운영되게 하자.

◇한빛은행 특검제

▶李총재=한빛은행 사건에 대해선 특검제를 해야한다.

▶金대통령=검찰이 수사를 진행중인 사안이므로 그 결과를 보고 국회에서 판단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내가 무엇을 하라고 관여할 사안 아니다.검찰이 수사를 하고있는데 너무 정치적으로 해임하라 구속해라 하는건 문제란 생각이다.

▶李총재=안기부 자금의 96년 총선자금 유입설이 제기돼 문제가 되고있다.

▶金대통령=나도 신문 보고 알았다.신문에 계좌에서 무엇이 발견됐다는데 나도 모르기때문에 거기에 대해선 안기부 돈이 차명인지 아무 것도 모른다.

▶李총재=선거사범 처리가 불공정하다.

▶金대통령=내가 들어보면 야당은 불공정하다 하고 여당은 여당대로 손해본다 주장하더라.나도 검찰에게 공정하게 수사해야 된다고 말하고 있다.검찰결과를 지켜보는게 좋다.

이수호·박승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