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알뜰출근 바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기름값이 오르면서 회사.관공서의 통근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기름값 부담에다 차량운행 10부제.홀짝제를 시행하는 곳이 늘고 있어서다. 한동안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던 카풀제도 다시 등장하고 있다.

◇ 북적대는 통근버스=대구시청 공무원 金모(42.수성구 시지동)씨는 최근 들어 통근버스 타기에 애를 먹고 있다.

이용자가 크게 늘어 자리잡기는 고사하고 서 있기조차 쉽지 않아서다. 金씨는 "자가용 승용차를 몰던 사람들이 기름값이 오른 뒤부터 통근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며 " '콩나물 시루' 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이용자가 많다" 고 말했다.

대구시청의 통근버스는 45인승 버스 5대. 이전엔 버스 통로에 서 있던 사람이 3~4명에 지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설 자리조차 없는 버스가 많다.

경북도청의 통근버스 이용자도 20~30% 늘었다. 통근버스를 관리하는 서동걸씨는 "평소 빈 자리가 많았지만 요즘은 7대 통근버스의 좌석이 거의 찰 정도" 라고 설명했다.

자리가 남기 일쑤였던 부산시 통근버스(8대)도 요즘은 서는 승객이 20명이 넘는다. LG전자 경남 창원2공장 통근버스(44대)이용자는 8월 말에는 하루 평균 1천8백명에서 최근 2천1백여명으로 17% 늘었다. 이 회사는 통근버스를 늘릴 계획이다.

대구 동아백화점.이마트 등 유통업체의 셔틀버스도 만원이다. 승용차를 세워 놓고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주부 쇼핑객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도심 유료주차장은 손님이 없어 울상이다. 서구의 H주차장 주인 김모(53)씨는 "유가 인상 이후 주차대수가 30%이상 감소했다" 고 말했다.

대중교통 이용객이 늘면서 울산시 북구 진장동 메가마켓 울산점이 대중교통 이용 고객에게 배부하는 1천원짜리 할인쿠폰을 받아가는 고객도 최근 부쩍 증가하고 있다.

◇ 카풀 이용자 늘어난다=회사원 박모(33.여.남구 봉덕동)씨는 며칠전부터 직장 동료의 승용차를 타고 출.퇴근한다.

박씨는 "보름씩 돌아가며 카풀을 하기로 했다" 며 "출근 시간을 맞추기가 쉽진 않지만 한달에 기름값 4만원 정도는 절약될 것 같아 계속 카풀을 할 생각" 이라고 말했다.

포철에도 카풀 바람이 불고 있다.

허상천.홍권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