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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마라톤] 에티오피아 32년만에 월계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한국 마라톤의 올림픽 3회 연속 메달 꿈이 허무하게 무너졌다.

이봉주(30.삼성전자)는 1일 오후 벌어진 남자 마라톤에서 15㎞를 지난 지점에서 앞서 달리던 선수의 발에 걸려 함께 넘어지는 바람에 페이스를 잃고 2시간17분57초의 저조한 기록으로 24위에 그쳤다.

에티오피아의 게자그니 아베라는 2시간10분11초의 기록으로 월계관을 썼다.에티오피아가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마모 월데가 우승한 이후 32년 만이다.

은메달은 케냐의 에릭 와이나이나(2시간10분31초), 동메달은 에티오피아의 테스파예 톨라(2시간11분10초)가 따냈다.

이봉주는 초반 15㎞까지 선두 그룹에 끼여 작전대로 레이스를 펼쳤다.

그러나 15㎞를 조금 지난 지점에서 앞서 가던 선수(이봉주는 스페인 또는 포르투갈 선수로 추정)가 갑자기 넘어지면서 함께 넘어져 오른쪽 손등과 엉덩이.머리 부위에 타박상을 입는 불운에 울어야 했다.

1백m를 18초 정도에 주파하는 마라톤 선수들의 경우 넘어져 10초만 허비해도 50m 정도의 차이가 벌어진다.

이봉주는 다시 일어나 레이스를 재개하는 투혼을 발휘했으나 이후 정상적인 페이스를 되찾지 못했다. 5㎞까지 공동 3위, 15㎞까지 7위를 달리던 이봉주는 20㎞를 지나면서 36위로 처졌다.

이봉주는 골인 후 "스페인과 포르투갈 선수들이 레이스 초반부터 팔꿈치로 부딪혀오며 견제가 심했다" 고 울먹였으나 "최악의 난코스" 라며 30㎞ 이후 승부를 걸었던 레이스 작전도 패인으로 꼽히고 있다.

정남균(22.한체대)은 2시간22분23초의 기록으로 45위, 백승도(한전.32)는 2시간28분25초로 65위에 그쳤다.

한편 북한 선수 3명 가운데 김중원은 2시간18분04초로 29위를 차지하며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시드니 올림픽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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