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무선인터넷통신망 확 늘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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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이석채 KT 회장이 19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영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 최대 통신회사인 KT가 ‘컨버전스&스마트’라는 구호를 내걸고 전국 무선인터넷 통신망 확충에 나선다.

이 회사 이석채 회장은 19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을 주로 하는 올해 사업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1만3000곳인 와이파이(WiFi·근거리무선) 구역 ‘쿡앤쇼존(옛 네스팟존)’을 연내 1만4000곳 더 만들어 두 배 이상으로 늘린다.

또 서울·수도권의 19개 도시에 구축된 와이브로(Wibro·휴대인터넷)망을 전국 84개 도시로 늘리기로 했다. 유·무선 통합을 기반으로 초고속인터넷과 가정 유선전화 사업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올해 지난해보다 많은 3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1000여 명을 새로 채용하기로 했다. 매출 목표는 지난해 18조9600억원에서 1조원 이상 늘어난 20조원으로 잡았다.

◆스마트폰 늘린다=와이파이 구역과 와이브로망을 보강해 KT 스마트폰인 ‘쇼옴니아’를 쓰는 고객은 전국 웬만한 곳에서 저렴한 요금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출시한 ‘쇼옴니아’는 와이파이와 와이브로, 3세대 이동통신(WCDMA)망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일명 ‘3W’ 스마트폰이다.

애플 아이폰과 SK텔레콤의 ‘T옴니아’는 와이파이와 WCAMA망만 쓸 수 있다. 이 회장은 “경쟁사가 3W폰을 내놓으려면 와이브로망을 구축해야 한다. 우리는 와이브로의 활용방안을 그동안 고민했고 찾아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는 그동안 정부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투자 대비 효과가 낮다는 판단에 따라 공격적으로 와이브로 투자를 하는 데 주저해 왔다.

KT는 휴대전화 가운데 스마트폰의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스마트폰 중 50% 이상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할 계획이다. 현재 전국에서 68% 정도 구축된 가정 내 광가입자망(FTTH)은 99%로 확대한다.

인터넷TV(IPTV)는 개방형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해 2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가입자가 급감하고 있는 유선 집전화의 경우 휴대전화·인터넷전화 등과 결합된 상품을 내세워 현재의 2000만 명 가입자 수를 지키는 데 힘쓰기로 했다.


◆기업고객에 중점=KT가 내건 올해의 성장전략 ‘컨버전스&스마트’에서 스마트는 ‘똑똑하다’는 의미 이외에 S.M.ART(Save cost Maximize profit ART)를 뜻한다. 고객기업의 비용 절감과 이익 증대를 도와주는 서비스를 주요 사업 아이템으로 삼겠다는 것. 통신시장의 파이와 수익원이 개인고객에서 기업고객으로 급속히 확대되는 추세를 반영했다.

이 회장은 서울도시철도공사와 공동으로 철도시설 유지관리시스템을 개발한 것을 예로 들며 “고장 난 곳이 있으면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보내고 단말기 하나로 필요한 지시를 할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을 수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KT는 지난해 동양그룹의 정보기술(IT) 전산망과 데이터센터 사업을 수주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와 코오롱그룹에도 쇼옴니아 1만5000대를 공급했다. 이 회장은 “통신시장이 포화상태이고 경쟁이 치열하다고 잊어버릴 수는 없다. 오히려 통신을 바탕으로 다른 영역과 해외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통신만 갖고는 힘들기 때문에 서비스를 보탠 통신서비스로 생산성을 높이고 해외 시장에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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