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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운동회 풍속도 변하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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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만국기가 펄럭이는 운동장에서 학생들은 마음껏 뛰놀고 학부모들은 동심으로 돌아가는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

요즘엔 도심지역에 맞벌이 부부가 크게 늘고 농촌지역에선 일손이 달려 학무모들의 참여가 저조하자 휴일이나 야간에 운동회를 여는가 하면, 운동 대신 민속놀이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짜는 등 풍속도가 변하고 있다.

대구시 효성.영신.부산교육대 부속초등학교는 휴일인 3일(개천절) 운동회를 연다.

영신초교 백승덕(白承德.67)교장은 "아버지는 물론 어머니마저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휴일에 행사를 치르기로 했다" 고 말했다.

역시 3일 운동회를 여는 부산교육대 부속초등학교는 '다함께 춤을' 이라는 프로그램을 마련, 학생.학부모.교사들이 즉석에서 포크댄스를 배워 흥겨운 시간을 갖도록 할 계획. 김성호(金成鎬.53)교감은 "학생 중심의 운동시합에서 탈피해 부모들도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 이라고 말했다.

농촌지역인 충북 단양군 대가초등학교의 경우 지난달 22일 오후 6시부터 '올빼미' 운동회를 했다.

달리기 등 흔한 프로그램을 빼고 강강술래.농악공연 등 신명나는 민속춤을 즐기고 일몰 후에는 캠프파이어도 가졌다.

서울 방산초등학교는 오는 6일 윷놀이.제기차기 등 민속놀이 중심으로 운동회를 연다.

점심 메뉴도 바뀌었다. 어머니가 정성껏 준비한 김밥이 점차 사라지고 피자.통닭.햄버거.자장면 등 인스턴트 음식이 늘고 있다.

지난달 28일 운동회를 연 대구시 D초교 정문 앞에는 임시 통닭집 두곳이 생겨 특수를 누렸고, 오토바이 배달꾼이 연신 자장면과 피자 등을 실어 나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서울 삼성초등학교는 지난달 29일 운동회 때 아예 평소처럼 학교 급식을 제공했다.

학부모 李모(37)씨는 "부모들의 손도 덜고 학생들간 위화감을 없앨 수 있는 것 같아서 좋았다" 고 말했다.

안장원.김성탁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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