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타율 1위 불방망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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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타격과 마운드의 조화.

2년 연속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현대의 장점은 공수 모두에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팀 방어율이 4.06로 3위, 팀 타격도 0.275으로 1위.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은 거의 보증수표였다.

'그라운드의 여우'로 통하는 김재박 감독은 현역 시절 타격과 수비에서 모두 달인이었다. 그런 그였기에 지도자가 되고 나서도 항상 공격과 수비의 균형을 강조했다. 방망이가 강하더라도 수비가 약한 선수는 대부분 트레이드됐다.

올 시즌 현대는 선발투수의 핵인 에이스 정민태와 김수경이 부진했다. 그러자 김 감독은 좌완 신인 오재영을 과감하게 선발로 키우면서 외국인 선수 피어리와 함께 마운드의 축을 이뤘다. 타격에서는 타율.홈런.타점 모두에서 맹활약한 외국인 강타자 브룸바를 중심으로 박진만.전준호.송지만.심정수.이숭용 등이 기복 없는 방망이를 휘둘렀다. 특히 노장 전준호는 출루율 0.377, 53개의 도루를 기록하면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i-TV 구경백 해설위원은 "눈에 두드러지는 연승도 없었고, 연패도 없었다. 한 선수가 부진하면 다른 선수가 해결해 주는 톱니바퀴 시스템이 잘 작동했다. 그것이 바로 김재박 야구의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현대는 정규리그 종반 정민태와 김수경의 구위가 살아나고 있다. 어느 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르든 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전하는 김재박 사단과의 경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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