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동성중 Winter School(윈터스쿨), 학생 실력 키우고 사교육비 부담도 줄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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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동성중학교가 겨울방학기간 운영중인 Winter School(윈터스쿨)에서 1~2학년 학생들이 수학·과학 캠프 강좌를 듣고 있다. [동성중 제공]

교사들의 자발적 참여로 출발

방학은 학생은 물론 교사들에게도 반가운 기간이다. 여행을 가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고 못다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일반 직장인들은 꿈도 못 꿀 혜택이다. 하지만 동성중 교사들은 이번 겨울방학을 사실상 반납했다. 학생들의 실력향상을 위해 학교에서 지내기로 한 것. 수학과 과학 과목의 교사들이 중심이 된 ‘교사 동아리’는 겨울방학기간 ‘Winter School(윈터스쿨)’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다양한 캠프를 열기로 하고 지난 4일 캠프를 시작했다. 그동안 동성중은 방학캠프를 계획했지만 예산 때문에 열지 못하다 교사들이 조직한 동아리에서 지원금을 받아 캠프를 개최했다.

2월 말까지 운영되는 윈터 스쿨에는 교과캠프 16개 강좌, 외국어캠프 5개 강좌, 특기적성캠프 4개 강좌, 대학생멘토링캠프 8개 강좌, 신임생캠프 2개 등 5개 캠프 30개 강좌가 진행된다. 학생들은 수준별 강좌로 진행되는 캠프에 자신의 필요에 따라 1개에서 최고 7개까지 수강을 할 수 있다. 방학 내내 학원에 가지 않고도 부족한 과목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윈터 스쿨에는 동성중 재학생 460여 명 가운데 410여 명이 참가 중이다. 최근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음 달에는 신입생도 동참

다음 달까지 진행되는 캠프에는 졸업반인 3학년 학생 80여 명도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수업시간에 배우지 못해 아쉬웠던 과목이나 평소 흥미가 있었던 캠프를 선택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수업에 될 만한 영어·수학·과학캠프에도 적지 않은 학생들이 수강 중이다.

이들은 특히 대학진학 때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하기 위한 캠프에도 참가, 스스로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만들기도 했다.

영어고급반 캠프에 참가 중인 김소민(15·2년)양은 “윈터스쿨은 캠프와 강좌를 자신의 방학일정과 학력수준에 맞게 결정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양은 “캠프에서 친구들과 먹는 간식도 맛있고 기념품과 상품도 받을 수 있어 방학 내내 캠프에 참가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했다.

동성중의 윈터 스쿨 가운데 특이한 점은 다음 달부턴 동성중으로 진학을 하는 예비 중학생들이 대거 캠프에 참가한다는 것. 중학교에 진학하기 전 학교생활을 미리 해보고 영어·수학캠프인 ‘수리수리(數理數理)-English’를 들으며 실력을 키우게 된다.

이번 겨울방학 캠프를 계획, 진행중인 한경화 교사는 “기존의 정규수업이나 보충수업 시간에 못했던 체험과 탐구활동을 포함하는 교육과정을 준비했다”며 “학생들이 학습에 대한 자신감과 창의력을 고취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성중 이진국 교장은 “학생들의 실력향상과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윈터 스쿨을 운영하고 있다”며 “다음 달이면 예비 신입생들도 캠프에 참가해 실력을 키우고 학교생활을 미리 경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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