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평가…영어영문학과] 달라지는 교육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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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전통만을 고집해 국제화 시대에 적합한 인재 양성은 간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영어영문학과.학부가 영미문화와 영어 중심으로 교육목표를 수정,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특히 학부제를 실시하는 일부 대학에서는 '영미문화' '영미지역학' '통번역학' 전공을 신설, 영어와 영어권 문화에 능숙한 국제인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서강대는 지난해 '영미어문' 과 '영미문화' 의 양대 축으로 학부를 개편했다. 서강대측은 "영어권 문화에 대한 배경 지식이나 이해가 없이는 국제화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어 새로운 모험을 시도했다" 고 설명했다.

'영미문화' 전공은 미국 정치.대중문화와 영국 문화.역사, 고급 영어연설 등의 과목으로 구성돼 영어권 세계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교육한다. 이를 위해 영미문화 전공 전담교수를 채용하기도 했다.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도 "세계화시대에 부응하는 영미 전문가를 양성하겠다" 며 지난 3월 영어학부로 개편, '지역학' '영어학' 등 4개로 전공을 세분화했으며 현대미국사정.현대영국사정.영미신문 등을 강의하고 있다. 울산대도 지난해 '영미지역학' 전공을 신설했다.

영어 전문가를 키우기 위한 '통번역학' 전공을 신설하는 학교도 늘었다. 경희대는 학부 과정으로는 처음으로 통번역학 전공을 신설, 동시통역 전문가 양성에 나섰다.

1998년 3월 영어영문학과와 영어교육학과를 통합, 영어학부로 개편한 경희대는 "무엇보다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고 주장한다.

경희대는 동시통역사 부스와 전문적인 설비를 갖춘 통.번역실을 설치, 영한순차통역.한영순차통역 등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외대도 통번역학.영어학.영미문학으로 전공을 세분화했고 세종대는 번역학교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평가 대상 대학들이 최근 3년간 개설한 강의를 살펴보면 30%가 영미문화.영어토론.시사영어 강좌에 할애하고 있다.

숙명여대는 지난해 1학기에 영어와 국제관계 강좌를, 관동대와 영남대는 2000년 1학기 멀티미디어 영어.미국의 대중문화 강의를 개설했다. 관동대는 2002년 2학기까지 영미어 비교론.비즈니스 영어회화 강좌 등을 신설할 계획이다.

영문학과의 이런 변화에 대해 서강대 신경원(申瓊媛)교수는 "현실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졸업생들의 의견과 실용적 학문을 요구하는 사회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 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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