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방일 첫날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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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일본 방문 첫날인 22일 도쿄(東京)에서 일본의 문화.경제계 인사들을 만나 문화.세일즈 외교를 벌였다.

◇ 문화인 간담회=숙소인 뉴오타니 호텔에서 일본 문화인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金대통령은 "1998년 10월 나의 일본 방문으로 한.일협력 신시대가 열리면서 문화교류도 급류를 타게된 것은 매우 다행한 일" 이라며 3차에 걸친 문화개방의 성과를 평가했다.

특히 "최근 긴자(銀座)의 최신 유행이 불과 며칠 안에 서울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동대문 패션이 매일 일본으로 직수입되며 '쉬리' 가 일본에서 백만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일본 남성듀엣 '차게&아스카' 는 서울공연에서 수많은 한국 젊은이를 열광시켰다" 는 사례를 들었다.

간담회에는 일본측에서 문화청장관을 지낸 미우라 슈몬(三浦朱門) 일.한 문화교류회의위원장, 가수 아무로 나미에, 배우 구로다 후쿠미, 하스미 시게히코 도쿄대 총장 등 일본 문화계 대표 인사 1백여명이 나왔다.

◇ 북.일 관계=일본 문화.경제인들과의 간담회에서 金대통령은 일본인들의 북한에 대한 경계심을 푸는 데도 노력했다.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통일 이후까지 주한미군의 주둔을 동의한 사실을 들어 "미군이 남한에 있는 한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없다" 고 단언했다. 또 북한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바라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하며 金위원장을 '유연한 사람' 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화적으로 남한과 그 뿌리를 상당부분 같이 하고 있는 일본문화는 북한문화와의 상봉도 크게 낯설지 않을 것" 이라며 "이 자리가 북한에까지 협력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고 당부했다.

◇ 세일즈 외교〓金대통령은 일본 경제인을 상대로 대한(對韓)투자를 설득하는 데 주력했다.

金대통령은 외국기업의 활동을 위한 제도개선과 전남 대불.경남 사천의 일본 부품소재산업 전용공단 설치, 노사문화의 개선을 설명하고 "지금이야말로 일본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한국에 투자할 최적기" 라고 강조했다.

경제인 만찬에는 오쿠다 히로시(奧田碩) 일본 게이단렌(經團連)회장, 후지무라 마사야(藤村正哉) 일.한경제협회 회장, 미야하라 겐지(宮原賢次) 일본 무역협회장 등 일본 경제계 대표 1백50명이 참석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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