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실크로드 시대] '트라세카' 프로젝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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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철의 실크로드 구상은 우리만 하는 것이 아니다. 고대의 실크로드를 현대화해 유럽과 아시아.중앙아시아의 교류를 극대화하려는 계획이 몇 갈래로 추진되고 있다.

그중 가장 구체적인 것이 TRACECA(Transport Corridor Europe-Caucasus-Asia)프로젝트다. 철도뿐인 TSR와 달리 도로를 동시에 건설하고 있다.

1998년 9월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선 유럽연합(EU)과 그루지야.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등 12개국 정상들이 모여 유라시아 대륙 관통루트 건설에 합의했다.

러시아를 통하지 않고 아시아로 갈 수 있는 실크로드를 염원했던 유럽국가들과 러시아의 간섭을 받지 않고 아시아와 유럽을 중계하려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타산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EU는 이미 8천8백만유로의 예산을 투입했으며 최근 2천만유로를 더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공사도 빨라져 이미 나히체반-예레반-바쿠 구간이 철도로 연결됐고 곧 키르기스스탄을 거쳐 중국의 가쉬카르와 연결될 예정이다.

또 지난 8월 22일엔 TRACECA 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되던 우즈베크의 캄치크와 리작 사이의 터널 두 개가 개통됐다.

이 터널은 톈산남로 실크로드 노선 중의 하나인 우즈베크의 타슈켄트와 키르기스스탄의 오슈를 연결하는 중요한 길목으로 한국의 삼성건설이 이곳에서 한 구간 공사를 담당하고 있다.

김장득 현장소장은 14일 "80㎞에 달하는 이 도로가 옛 고구려 고선지 장군의 원정길이라는 의미가 있어 혼을 쏟아 건설하고 있다" 면서 "경의선 연결로 우리 물품을 실은 열차와 차량들이 이 곳을 지나갈 것을 생각하니 더욱 감개가 무량하다" 고 말했다. 그러나 TRACECA 프로젝트는 이해당사국이 너무 많다는 약점도 있다.

'삼트레이드컨설팅' 홍성혁 사장은 철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적 요소인 관세를 놓고 회원국들간의 이견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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