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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실패 눈가림? 양심 팔지 않겠다? 승부수 던진 구글의 진심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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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구글이 창사 이래 최대 승부수를 던졌다. 12일 구글은 중국에선 금기시되는 1989년 천안문사태 당시 탱크에 맞선 중국 젊은이의 사진을 검색 결과로 노출시켰다. 세계 최대 인터넷 시장인 ‘중국 시장’을 걸고 싸움에 나선 구글의 속셈은 무엇일까.

우선 중국 시장에서의 실패를 눈가림하기 위한 ‘작전’이란 지적이 있다. 홍콩 대공보(大公報)는 “ 중국에서의 비즈니스 실패를 정치적인 이유로 전가하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2009년 3분기 기준 중국의 검색엔진인 ‘바이두(百度)’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77%에 달하지만 구글은 19%다.

반론도 만만찮다. 더 이상 구글의 ‘양심’을 팔아가며 중국 당국에 끌려갈 수 없다는 것이다. 구글의 기업 모토는 ‘악(惡)해지지 말자(Don’t be evil)’다. 이제 중국 내 해커들의 공격까지 받는 입장에서 더 이상의 양보는 안 된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구글의 반격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무얼까. 왕천(王晨) 중국 국무원신문판공실 주임은 14일 인터넷 미디어는 "책임을 다하고 인터넷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도 "우리의 인터넷 조치는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방식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강경 대응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구글이 떠난다면 중국 인터넷 은 어떻게 될까. 중국 안에서만 정보가 유통되는 인트라넷으로 전락하고, 경쟁 속의 발전 구도가 깨져 장기적으론 바이두에도 악재가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구글 없는 중국이냐, 중국 없는 세계냐.’ 2010년 새해 벽두부터 미·중이 사이버 전쟁에 돌입한 양상이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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