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형 공장도 첨단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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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칙칙한 겉모습과 부실한 기반 설비로 인근 주민들과 기업들로부터 외면을 받아 온 아파트형 공장이 첨단 인텔리전트 건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 도시개발공사는 15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 신트리 택지개발사업지구에 정보통신시설을 완비한 첨단 아파트형 공장(조감도)을 2003년 상반기 완공한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지상 10층.지하2층.연면적 8천2백94평 규모로 올 연말 착공한다. 총 공사비는 2백여억원으로 책정됐다.

이 공장에는 16㎒ 용량의 케이블이 깔리는 등 초고속정보통신 시설이 설치된다.

이 설비는 최근 붐을 이루고 있는 '사이버 아파트' 와 비슷한 수준이며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하는 아파트형 공장으로서는 최고 수준이다.

CATV.내부전화시스템 등 건물 내부 통신체계도 완비된다.

이에따라 그동안 제조업 중심으로 운영돼 온 아파트형 공장에 정보통신.벤처 기업들이 둥지를 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시가 영등포구 문래동 일대 7만여평을 벤처밸리로 조성한다는 방침이어서 대표적 제조업 단지인 서울 남서부 지역의 업종 재편이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장의 외관도 확 바뀐다. 콘크리트에 도색을 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신트리지구 공장은 외벽을 유리와 금속재를 사용해 단장한다.

건물 옥상에는 넝쿨을 이용해 차양을 만드는 등 휴식공간도 만든다. 또 1층에는 제품 전시실과 함께 편의점.식당.은행 등 편의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설계됐다.

분양은 2003년초께 가능할 전망. 분양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도개공이 분양한 신내지구 아파트형공장의 경우 평당 3백10만원에 분양됐다.

분양 규모는 60평이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아파트형 공장은 분양이 잘 되지 않아 골치거리였다" 며 "신트리 공장은 직주(職住)근접과 도심 산업의 용지난 해소라는 아파트형 공장의 원래 취지를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 아파트형 공장=집단주거용 아파트 처럼 여러 공장을 한 곳에 입주시킨 건물. 용지난을 해결하고 비슷한 업종의 집단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겨냥하고 있다. 입주 업체에 대해선 취득.등록세 면제 등 세제혜택이 주어진다.

1989년 서울시 성북구 월곡동에 처음 한 개동이 건립됐다. 90년 공장배치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에 근거 규정이 마련된 뒤 52개동이 추가로 지어졌다. 서울에는 31개동에 1천74개의 공장이 입주해 있다.

현재 정보통신기기 제조업체가 52%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의류.인쇄.출판.기계금속 등 제조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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