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0일부터 위성DMB 서비스 시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세계 최초의 위성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 서비스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일본에 뒤지게 됐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TU미디어는 일본 사업자인 MBCo와 공동으로 지난 3월 위성을 쏘아올리고 방송을 준비해 왔으나 MBCo가 먼저 방송을 서비스한다.

MBCo는 4일 개국식을 하고 오는 20일 상용 서비스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MBCo의 위성DMB 서비스는 총 40개 채널로 시작하며, 기본료 400엔에 콘텐트별로 300엔에서 2080엔의 네 가지 월정액 수신료를 추가로 받는다.

반면 우리나라의 위성DMB 서비스는 관련 법인 방송법과 시행령까지 마련해 놓고도 사업자와 지역방송협의회 간의 이견이 맞서 표류하고 있다. 일본과 똑같이 준비했지만 일본에 선수를 뺏긴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이나 중국 시장에서 우리의 DMD 관련 기술.제품의 수출 기회를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나 중국에서 DMD를 추진 중인 사업자들은 한국이 먼저 방송할 경우 단말기.중계 및 영상기술 등을 수입할 뜻을 보였다"고 말했다. 국내 이해당사자 간 논란의 핵심은 위성DMB가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을 제공하느냐다. TU미디어는 위성방송 프로그램 외에 KBS.MBC 등 지상파 프로그램이 같이 서비스돼야 사업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방송들(지역민방.지역KBS와 지역MBC 등)은 위성DMB에 지상파 프로그램까지 서비스되면 지역방송의 경영이 악화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TU미디어 관계자는 "위성DMB는 주로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것인데, 집에서도 휴대전화로 방송을 볼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말했다. TU미디어는 위성DMB 사업과 관련, 지금까지 2000여억원을 들였고 서비스가 늦어지는 바람에 겉돌고 있는 위성의 유지비도 월 16억원이라고 주장했다.

방송위는 지난달 21일 위성DMB 문제를 논의했으나 지역방송협의회 등의 강한 반발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5일로 전체회의를 연기했으나 관련 업체 간의 이견이 큰 데다 방송위의 국정감사도 맞물려 있어 결론을 내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 위성DMB란=휴대전화나 이동 차량 등에서 위성방송 프로그램을 보는 것을 말한다. TU미디어는 한달에 1만2000~1만4000원의 수신료를 받을 예정이다.

정선구 기자

*** 위성DMB 어떻게 추진돼왔나

▶2002년 7월 방송위 산하 임시기관인 디지털추진위원회, 위성DMB 사업 도입 건의

▶2003년 2월 방송위 전체회의, 위성DMB사업 도입 발표

▶올 3월 국회서 관련 방송법 개정안 통과

▶3월13일 TU미디어, 일본 MBCo와 공동으로 위성DMB용 위성 발사 성공

▶9월 시행령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