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차례' 등장…제수품 사이트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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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해 9월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은 李화선(29.서울 성북구 삼선동)씨는 주변 사람들의 소개로 '인터넷 제사' 를 알게 됐다. 李씨는 지난 6월 사이버 공간에 남편의 추모관을 꾸몄고 올 추석에는 아들 태진(4).딸 여진(1)이와 함께 사이버 제사를 지낼 계획이다.

李씨는 추석날 아이들과 함께 컴퓨터 앞에 앉아 남편 영정과 차례상을 띄워놓고 클릭으로 헌화와 분향을 한 뒤 '사이버 술' 도 한잔 올릴 생각이다.

"아이들도 경기도 마석에 있는 묘소보다 아빠의 웃는 얼굴이 있는 이곳을 훨씬 좋아한다" 고 李씨는 말했다. 전통 예절에 익숙지 않은 세대들에게 인터넷이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제사 준비를 도와주는 인터넷 업체 10여곳도 성업 중이다.

밤.전.과일은 물론 초.지방 용지 등 제례 용품을 인터넷으로 주문받아 해결해주는 '제례마을' (http://www.koreajesa.co.kr)엔 주문이 밀려 지난 6일 신청을 마감했다.

인터넷 업체를 통해 제사 준비를 한 신명남(33.여.경기도 안성시 공도면)씨는 "어머니의 첫 제사를 제대로 모실 수 있게 됐다" 고 기뻐했다.

'사이버 보름달' 도 있다.

인터넷 업체인 '수노이닷컴' (http://www.sunoi.com)은 토끼가 노는 보름달을 띄워놓고 클릭하는 사람들에게 소원을 적을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올해는 흐린 날씨 때문에 달이 보일 듯 말 듯하다고 해서 사이버 공간에서라도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라는 의미에서 마련했다" 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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