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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북한 안정 미국서 도와줘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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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7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숙소인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 35층 사이드 프레지덴셜룸에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45분간 정상회담을 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金대통령이 같은 호텔에 투숙 중인 클린턴 대통령의 방을 찾아가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회담에 앞서 한 미국 기자가 한국의 통일 전망을 묻자 클린턴 대통령은 "金대통령이 한국과 북한뿐 아니라 그 지역 안정을 위해서도 매우 용감하고 훌륭한 일을 했다" 면서 "상당한 감명을 받았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한국의 대북정책을)강력히 지지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강력히 지지할 것" 이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한반도와 동아시아 지역의 안정에 아주 긍정적인 발전" 이라고 평가했다.

◇ 대북 정책=클린턴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은 아주 옳은 일" 이라며 "양국이 서로 협력해 발전시켜 나가자" 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회담을 시작하면서 6월 남북 정상회담과 그 이후 진전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金대통령은 "이제까지 북한이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한 주한미군 철수.연방제.국가보안법 폐지 등 세 가지 문제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혀 해결했다" 고 강조했다.

또 金대통령은 북.미관계에 대해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나눈 대화를 자세히 소개했다.

金대통령은 "북한의 국가안정과 경제 재건을 위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절대 필요하다" 는 점을 설득했다고 설명하고, "한국이 미.일과 공조하면서도 중국.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갖듯 북한도 미.일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고 말했다고 전했다.

◇ 북한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사건=클린턴 대통령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면서 "북한이 정상회의에 참석하도록 모든 노력을 다했으나 안 됐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金대통령에게 "북한이 상한 마음을 돌리도록 도와주기 바란다" 고 주문했다.

金대통령은 "한국도 노력하겠다. 미국도 계속 그런 문제에 대해 노력해 달라" 고 당부했다.

◇ 미얀마 사태=클린턴 대통령은 아웅산 수지 여사가 연금돼 있는 것과 관련, "유엔 결의에도 불구하고 수지 여사가 연금에서 풀려나지 못하는 건 문제" 라며 "수지 여사가 정치활동을 재개할 수 있어야 한다" 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이미 정부 성명을 냈으며, 로마 결의에도 참여했고, 오늘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원탁회의에서도 거론할 것" 이라고 공감을 표시했다.

뉴욕〓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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